유환철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미국·독일·일본·중국 등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국가에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슈퍼 경기 부양책을 줄줄이 내놓았다. 위기극복을 위해 미국 2500조원, 독일 1300조원, 일본 1200조원, 중국 1400조원 등 자국 GDP의 10~30% 이상을 마련했다.

지난달 발표된 OECD 경제전망에서는 전례 없는 위기로 인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마이너스 7.6%로 예상했다. 1930년대 대공항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21년까지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효율적인 방역조치로 경기하락이 소폭으로 그치며 주목할 만한 국가라고도 평가했다. 심각한 침체가 있겠지만 회복한다는 전망은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OECD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철강·조선 등 주력산업에서 위기가 감지되고 수출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올해 3차례 추경예산을 마련했다. 1차·2차 추경이 당장 급한 상황을 수습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목적으로 마련됐다면 이번 3차 추경은 위기상황에 대한 재정지원 외에도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한국판 뉴딜사업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번 위기상황의 돌파구를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라는 한국판 뉴딜에서 찾고자 한다. 향후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2022년까지 67조원을 투입하고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3차 추경을 100%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경사업의 구조와 정부의 정책방향을 읽을 필요가 있다. 35조원 규모의 3차 추경에는 주력산업·기업 금융공급, 고용유지·사회안전망, 내수·수출·지역경제 활성화, 방역산업육성·재난대응 등 시급한 상황에 재정이 많이 투입되지만 무엇보다 한국판 뉴딜을 위한 예산 약 4조원이 반영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는 화상회의 인프라·활용에 3000억원, 비대면 기업 집중투자를 위한 스마트펀드 1조원 조성, 소상공인을 위한 스마트상점·스마트공방, 스마트공장고도화·AI솔루션 등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뉴딜의 핵심적인 사업을 지원한다.

2500년 전에 기록된 손자병법에는 어떤 시대에도 승리할 수 있는 보편적 진리로 가득 차 있어 험난한 시대에서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손자병법 제1편 시계(始計)에서는 전쟁에 앞서 계획 수립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나라의 존망을 다투는 전쟁의 상황에서도 계획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2000년대 우리경제를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경제라고 칭했다. 그런 위기상황에서 중국의 경제발전 판세를 잘 읽고 계획을 수립해 이를 잘 활용하면서 경제규모 면에서 6~7위로 성장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가 디지털 경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판세를 잘 읽어 이번 추경사업에 포함된 디지털 뉴딜 사업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안목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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