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의장 선출했지만
상임위 분배 놓고 의원간 갈등
동구·중구의회도 시끌… 눈총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대전지역 시·구의회가 시민은 뒷전에 둔 채 ‘감투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와 경제활성화 등을 외면하고 자리 찾기에만 열중해 본분을 잊었다는 지적이다.

14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대전시의회와 5개 자치구의회는 의장 선출, 상임위원회 배분 등으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시의회는 의장 선출 직후 상임위원회 배분으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의회는 13일 제25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산업건설위·복지환경위·행정자치위·교육위 등 4개 상임위원회 위원을 선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상임위 분배를 두고 의원 간 이해관계가 충돌한 탓이다. 산업건설위와 복지환경위에 다수 의원이 몰렸고 장시간 논의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합의과정에서 고성과 비방이 오갔으며 본회의 집단퇴장도 발생했다. 두 달여 파행 끝에 의장을 선출했으나 또 다른 자리싸움에 돌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의회도 밥그릇싸움이 한창이다. 동구의회는 14일 후반기 의장 선거를 진행했으나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단독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나영 의원은 제1·2차 투표 모두 5표를 얻어 과반을 넘지 못했다.

동구의회 재적의원은 11명, 민주당 의원은 6명이다. 득표가 민주당 의원 수에도 미치지 못해 내분이 표면화됐다는 분석이다.

중구의회는 지난 3일 첫 선거에 이어 10일 재선거를 통해 의장을 뽑은 바 있다.

선출과정에서 의원 간 ‘감투 거래’ 내용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지역정가를 바라보는 민심은 싸늘하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코로나, 경제활성화 등 지역 현안이 산적하다. 그럼에도 시·구의원들은 자리싸움만 벌이고 있다”며 “의원 본분을 잊고 의회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두 해 벌어진 일이 아니다. 제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며 “‘전반기 보직인사 후반기 무보직’, ‘기명투표’ 등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도 “시·구의회는 지역 내 갈등을 조정해 현안을 해결하는 곳이다. 현안은커녕 본인들 갈등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의원들은 감투싸움을 멈추고 민생문제에 몰두해야 한다. 유권자에 대한 사과도 필수”라고 지적했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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