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규 대전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유명 헐리웃 배우인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지역사회 범죄율 제로를 실현해 주는 '프리크라임(Pre-Crime)'이라는 시스템이 나온다.

프리크라임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자가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행을 저지를 사람까지 미리 예측해 내고 이를 바탕으로 특수경찰이 미래의 잠재 범죄자들을 범행 이전에 체포해 범죄예방을 하는 구조로 거의 20년 전인 당시에도 경찰이었던 나에겐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내용이었다.

범죄를 예측해 사전에 일어나지 않게 한다면 우리 시민은 범죄 걱정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얼마나 행복하게 살게 되겠는가. 상상만으로도 짜릿, 그 자체이다.

놀랍게도 영화에서나 실현 가능할 것 같았던 이런 범죄예측 프로그램은 빅데이터와 AI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현실화 되고 있다. 경찰청은 이미 기존에 수집된 범죄 관련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범죄예측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다.

또 법무부는 범죄 징후 예측 시스템을 만들어 전자발찌 착용 성폭력 전자감독 대상자의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대전동부경찰서도 시민들의 범죄피해 예방과 더불어 시민들이 개별적으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역 치안 정보가 담겨 있는 스마트 안전지도를 제작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안전지도는 시민이 순찰을 필요로 하는 지역을 시민이 요청하면 이를 탄력순찰 스팟으로 지정해 지역경찰이 순찰을 돌고 해당 정보를 지도에 업데이트한다.

또 몰카 등 성범죄 발생지역을 분석해 여성조심구역 등 다양한 범죄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시민에게 알리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다시 지도에 반영함으로써 주민의 체감안전도를 자연스럽게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시스템은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다양한 상황에서 언택트가 요구되고 있어 비접촉을 통해 이루어지는 공동체 치안을 구현하는데 최적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 안전동네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제작·활용중인 스마트 안전지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범죄예측 프로그램과 같은 치안 디바이스 개발이 진행중이다.

이것은 갈수록 복잡하고 까다로워지는 시민의 치안 환경에 대한 니즈를 지속적으로 충족시켜주는 도구로 작용할 것이다.

대전동부경찰서의 생활안전기능 경찰관으로서 체감안전도를 100%로 이끌어주는 크라임제로(Crime-Zero)의 실현은 어렵겠지만 시민과 함께 5G 시대에 부합하는 스마트하고 안전한 지역 사회를 구축하여 웃음만이 가득한 동네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가슴 뛰고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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