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대전, 세종, 충남·북 지역에 내린 폭우로 도로가 침수되거나 차량이 물에 잠기는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함양에서는 수로 작업을 하던 남성 2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어제 저녁까지 충청지역에는 부여 192㎜를 비롯해 대전 160mm, 세종 140mm 등 많은 비가 내렸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기상청은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주말께 다시 닥칠 것으로 예보하고 있다. 산림청은 산사태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지금까지 내린 비로 지반이 이미 무른 상태여서 비가 더 올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 중국, 일본 등 이웃나라에서 발생한 호우피해는 경각심을 주기에 충분하다. 중국에서는 40일 동안 폭우로 141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38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택 25만여 채가 무너져 전시상태에 들어갔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82명이 사망하고, 1만여 채의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수방대책이 비교적 잘 갖춰줘 있다는 일본의 피해가 이정도이고 보면 자연의 위력이 실감난다.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기상상황이 언제 갑자기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액만도 엄청나다. 농경지 침수로 애써 키운 농작물을 수확도 못해보고 폐기해야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타들어갈 것이다. 붕괴나 산사태의 위험이 있는 곳은 없는지 꼼꼼히 점검해야겠다. 지난여름 수해를 입은 곳은 보다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 폭우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 산과 들에서 조난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의 생명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가뜩이나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난 상황이다. 장마피해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매년 온열질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준비여야에 따라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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