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등 우대금리 조건은 복잡
납입한도·만기 정해져 이자↓
“차라리 따로 가입하는 게 이익”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카드와 적금을 연계해 고금리를 제시하는 금융상품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지적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연 7~8%의 고금리로 고객들을 유혹하지만 기본금리는 1%대에 불과하고 우대금리를 적용받으려면 신규 가입, 카드 사용실적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하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카드·보험사가 연계해 연 7~8%대에 이르는 고금리 적금 상품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6월부터 최대 연 8.3%의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1.2%에 불과하고 최근 3개월간 적금 미보유, 신한 체크카드 신규가입과 월 30만원 이상 3개월 사용, 신한증권 계좌개설과 주식거래, 신한생명 보험상품 가입 등 대부분 우대금리로 채워져있다.

또 월 납입액은 30만원, 만기는 6개월에 불과하다.

최고 연 7%의 SC제일은행·삼성카드 적금, 우리은행과 현대카드가 손잡고 최고 연 5.7%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매직 적금 바이 현대카드’ 역시 마찬가지

기본금리는 각각1.6%, 1.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카드 사용실적과 매월 카드로 자동이체 1건 이상, 신규 고객 대상 등의 우대금리로 구성됐다.

우대금리도 조건 달성시 캐시백 형태로 제공된다.

이러한 금융사간의 연계상품은 자사 계열사에서 동종업계를 거쳐 이제는 업종을 불문하고 점차 확대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웅진씽크빅과 제휴해 최고 연 7.0%의 적립식 상품 ‘IBK웅진스마트올통장’을 지난 7일 출시했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 역시 연 1.0%, 웅진씽크빅의 학습서비스를 2년 약정해 신규가입하고 만기까지 유지하면 연 6.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고금리를 제시하는 대부분의 상품들이 ‘배’(기본금리)보다 ‘배꼽’(우대금리)이 훨씬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금리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뒤 결국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회사원 A 씨는 “고금리 상품들의 우대요건을 충족해봤자 월 납입한도와 만기가 정해져 손에 쥐는 이자는 몇 만원에 불과하다”며 “인터넷으로 카드 신청만해도 십여만원 정도 주는 업체도 수두룩해 차라리 카드와 적금을 따로 가입하는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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