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오송역 한해 이용객 1000만명 눈앞"
상태바
"KTX 오송역 한해 이용객 1000만명 눈앞"
  • 이민기 기자
  • 승인 2020년 07월 13일 19시 2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14일 화요일
  • 1면
  • 지면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EWS & ISSUE 언제까지 ‘세종역’인가…세종시, 비용대비편익 ‘눈 감고 아웅’
경제논리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접근…신설론 원조 이해찬 ‘정계은퇴’ 앞둬
국민혈세 투입전제 … 역간 기준 57㎞, 국토부 “세종역 추진 불가” 입장 단호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세종시 관문역인 KTX 오송역의 이용객이 매년 100만명 가량 증가하고 있고 반면 오송역 대체안인 KTX 세종역 신설은 최근 세종시의 자체 연구용역에서 조차 경제성(비용대비 편익·B/C)이 없는 것으로 입증됐다.

그럼에도 세종시가 번번히 KTX 세종역 신설 추진 구상안을 밝힘에 따라 경제 논리를 아예 배제하고 정치적 접근을 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지역 일각에서는 세종시가 충북을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KTX 오송역(2010년 11월 1일 개통) 이용객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2015년 411만 5081명 △2016년 503만 9558명 △2017년 658만 4381명 △2018년 764만 9473명 △2019년 862만 2455명을 기록했다. 해가 갈수록 이용객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KTX 오송역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송역 활성화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게 불 보듯 뻔한 세종역 신설 추진은 황당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2006년 7월 확정된 세종시 건설 기본계획에 '세종시 관문역은 KTX 오송역'이란 내용이 명시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종시는 오송역과 공주역에서 각각 22㎞ 떨어진 지점인 금남면 발산리 일대를 역사(1424억원 추산) 위치로 꼽고 있다. 공주역∼세종역, 세종역∼오송역의 거리가 각각 22㎞로 나뉨에 따라 오송역 이용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고속철도 역 간 거리 기준은 57㎞이다.

세종시는 9일 또 다시 '도발'을 했다. 세종시가 아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KTX 세종역 및 ITX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추진 의사를 재차 밝힌 것이다. 하지만 KTX 세종역 구상안은 BC 0.86의 성적표를 받았다. BC 1 이하는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종시의 KTX 세종역 추진은 지속적이다. 지난해 11월 국회 국토교통위원가 대전시·세종시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경기 구리) 등이 KTX 세종역 신설론을 제기했고 기다렸다는 듯이 이춘희 세종시장은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당시 세종시를 지역구로 둔 이해찬 대표의 '사주(使嗾)'를 받아 사무총장이었던 윤호중 의원이 군불을 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런 맥락에서 충북지역 일각에서는 세종시의 KTX 세종역 신설 지속 추진을 '무리수'로 규정하고 정치적 대시에 불과하다는 혹평을 내놓는다. 실제 세종역 구상안이 불거지고 지속성을 띄게 된 배경에는 문재인 정권의 실세로 꼽히는 이해찬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 때 세종시에 출마하면서 KTX 세종역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시 세종지역 일각에서는 국무총리 출신이자 집권여당의 간판인 이 대표의 '정치력'이 세종역을 만들어 낼 것이란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 대표는 2018년 10월 충북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위세'를 부리기까지 했다. 사실상 충북민심을 겨냥해 "충북만 세종역을 반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의뢰해 2017년 5월 발표한 세종역 신설과 관련한 연구용역 결과 BC가 '0.59'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 대표의 추진의사는 결국 정치력을 동원하겠다는 의미란 게 철도건설 등 관련업계의 견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인 박덕흠 의원(미래통합당·보은옥천영동괴산)은 "세종시가 잊을만 하면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는데 한두 번도 아니고 충북을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냐"면서 "국민혈세를 투입하는 사업은 정치적 관점을 떠나 전국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KTX 세종역 신설이 정치적 셈법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 신설론의 원조 격인 이 대표가 4·15 총선 불출마를 한 데다 8·29 전당대회를 끝으로 대표직에서도 물러나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권력을 쥐고 있을 때도 세종역 신설은 불발에 그쳤다"며 "이 대표의 정계은퇴와 함께 세종역 신설 주장도 동반퇴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충북도는 ITX(도시간 특급열차) 세종역 신설 역시 '반대' 입장이다. 다만 청주시내를 관통하는 점을 전제로 한 세종시~청주국제공항을 잇는 충청신수도권 광역철도와 함께 추진할 경우에는 지지로 선회할 수 있다고 공표했다.

한편 국토부는 9일 세종시의 'KTX 세종역 및 ITX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에 대해 "부본선(대피선)없이 본선에 고속열차를 정차하는 계획으로 안전에 매우 취약할 뿐만 아니라 열차운영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불가 입장을 공표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