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욱 한밭대 총장

코로나19 이야기를 또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사태는 6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지난 6개월 사이에 깨달은 것은 이 상황이 앞으로 6개월이 더 지나도 종식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이 2주 늦게 개강을 하던 3월 중순만 해도 혹시 5월쯤에는 정상으로 돌아가겠지, 늦어도 이번 여름에는 괜찮아지겠지 하던 막연한 기대는 이제 어느 누구도 하지 않는다. 웬만한 판단력이 있는 국민들이라면 이제 제대로 된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우리가 과거와 같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기는 틀렸다는 것을 안다. 지난봄만 하더라도 올여름 정년퇴임을 준비하던 한 교수님께서는 퇴임 후 몇 달간의 긴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분은 더 이상 준비하지 않는다. 언제 세계여행을 하게 될지, 아니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여행이라도 언제 할 수 있게 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신다.

이제 모든 세계인들은 치료제와 백신이 아주 빨리 개발되기만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몇 개월 내지 1년 이내 이들이 개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현재 유일하게 승인된 미국 길리어드사의 코로나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중증환자에게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며, 예방약으로 쓰이기는 어렵다. 코로나 치료가 세계적인 문제다 보니 치료제 개발에 온 인류가 전력을 다하고는 있으나 아직 그리 희망적인 소식이 없다. 백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리고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영구 면역을 유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렇다. 우리는 짧은 기간 내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올 기대감은 일단 접어두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앞으로 몇 년 이상 이 코로나와 함께 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수년 후의 포스트 코로나를 논하기보다는 당장 어떻게 안전하고도 지혜롭게 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것인지를 더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사회문제는 정말 엄청나다. 제대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실업, 경기침체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 이외에도 사회적 동물인 사람들의 사회성을 제한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우울증 또한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미국 할리우드에서 수천억 원을 가진 억만장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맘대로 여행도 못하고 보고 싶은 사람도 못 만나는 일이 벌어지다 보니 엄청난 부자도 이 코로나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안전을 보장하면서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 친환경 마스크, 마주 보고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바이러스 전염을 일으키지 않는 식당 테이블, 밀폐된 공간이지만 바이러스 감염을 최소화하는 공기정화시스템, 지역별 바이러스 감염 정도 예측 시스템 등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과 시설의 개발을 상상해본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런 개발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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