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대학가에 등록금 반환 요구가 계속되는 가운데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가 지역 최초로 10%의 반환을 결정하면서 다른 대학들의 관련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내심 교육부 지원 방침을 기다리고 있던 대학들 입장에서는 단국대의 반환 비율이 혹여나 일종의 기준점이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천안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단국대는 지난 9일 약 2만 1000명의 재학생에게 개인당 등록금의 10%를 돌려주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체 장학금액은 약 77억 7000만 원으로, 계열별로 약 34만 원에서 54만 원을 돌려받는다.

단국대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 ‘행정부서 예산 10% 줄이기 캠페인’ 등으로 재원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 등 학생 대표단과 꾸준히 의견을 조율했던 대학들은 단국대가 등록금 반환에 물꼬를 튼 영향에 결정을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각 대학별 적립금(교비회계) 규모 등 재정여건이 크게 달라 최종 결정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학들은 내부적으로 등록금 반환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은 꺼리고 있다. 대학의 입장이 외부로 공개될 경우 향후 진행될 논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럼에도 지역 대학들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백석대학교의 경우는 오는 20일~24일 학생자치단체위원회와 학생처장이 만나 등록금 환불 건과 관련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백석대는 그간 3차에 걸쳐 내부 회의를 열고 의견을 조율한 상황으로, 이번 간담회에서 추이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사렛대학교는 계속적으로 회의 중이지만 조만간 구체적인 안이 나올 예정이다. 다만 나사렛대는 다른 대학들에 비해 재정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 반환 결정까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남서울대학교 역시 이르면 이번 주에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명대 천안캠퍼스는 학생대표들에게 학교 재정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를 마련해왔고 추후에도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고용노동부 출연으로 설립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경우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등록금 자체도 타 대학들에 비해 저렴한 데다 이미 1학기 실습수업 진행 시 기숙사비와 식대를 모두 대학에서 부담한 영향에 학생들의 반환요구도 크지 않다고 한다. 정부 발표에 맞춰 등록금 반환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반환 여부는 대학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관건은 구성원들이 과연 결정을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점”이라며 “반환 비율을 떠나 단국대는 큰 결심을 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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