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되신 아버지 마음 살피는 계기
어르신들도 사랑 나누는 세상되길

▲ 김종흔 명예기자
▲ 김종흔 명예기자

우리나라 휴대폰 보급률이 100%가 넘는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공중전화를 찾아 헤매던 시절이 있었다고 하면 요즘 젊은이들이나 어린이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대의 흐름은 전화 광고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언제부턴가 부쩍 '치매 보험'에 대한 광고 전화가 늘어난다. 그만큼 '치매'가 하나의 이슈가 된다는 것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 한 편이 생각난다. ‘장수상회’라는 영화다. 이 영화의 내용은 무뚝뚝하고 툭하면 소리지르며 성질사나운 '성칠'이라는 70대 어르신과 이 어르신이 아르바이트 하는 장수상회 앞에 있는 가게로 이사 온 꽃집의 할머니 '금님'이라는 미모의 여인이 '사랑'을 키워가는 영화다.

이 어르신이 일하는 장수상회 사장인 '장수'는 어르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사랑을 위한 여러 가지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 사장의 조언과 도움에도 불구하고 어르신은 약속을 까먹고 약속 장소에 못나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영화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면서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있었다. 나이드신 어르신들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따뜻한 가정 이야기였다. 치매를 앓고 있는 성칠아버지를 위한 가족들의 철저한 역할극.

아버지가 전혀 눈치 못채게 가족들은 맡은자리에서 아버지를 바라보며 늘 뒤에서 지켜본다. 혹시나 치매가 조금이라도 좋아질까 하여 어머니와의 예쁜 사랑을 만들어드리기도 하며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도 사랑할 자격이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얼마 전에 아내와 나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하게 되었다. 대화의 주제는 바로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사랑과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의 아버지도 중증 치매로 요양원에 계신다. 어머니를 3년전에 먼저 보내시고 홀로계시다 치매증상이 심해져 자식들 또한 각자 하는일이 바빠 돌보지 못하고 끝내 요양원을 선택하게 되어 늘 죄송한 마음에 늘 불편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4남매인 우리가 조금 더 홀로되신 아버지를 챙겼으면 이렇게까진 되지 않았을텐데 불효자인 내가 미워지기도 한다.

장인어른 또한 장모님을 먼저 보낸 지 15년 이상이 지났다. 주변에서 여자친구 만들어 드리라는 권유도 많았지만 아내는 들으려 하지도 않고 말도 안되는 소리로 생각하며 나름대로 한다고 하면서도 어디 부모가 자식한테 하는 것 만큼일까나. 십분의 일도 못해드리면서 왜그리 싫어하며 누군가와 같이 식사하시는 모습만 봐도 속상해 하는 아내. 지금은 미안해 한다.

우리들은 가정이 있어 정시없이 살아가지만 홀로되신 아버지는 얼마나 적적하시고 외로우시고 몸이라도 편찮으시면 얼마나 그밤이 서러웠을까. 지금은 장인어른 또한 요양병원에서 암 투병을 하시며 적적하게 지내신다. 좀 더 건강하실 때 덜 외롭게 친구와 놀러도 가시고 식사도 같이 하시고 하셨음 이렇게까지 편찮으시진 않았을텐데. 두 아버님께 자녀로써 죄송한 마음 가득할 뿐이다.

노년의 어르신들도 사랑을 할 권리가 있다. 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사랑을 표현하고 표출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시는 어르신들도 사랑을 할 자격도 있고 표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종흔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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