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복지 사업 여건 맞게 진행
고마워하는 어르신들 보며 보람 느껴

▲ 계룡시사회복지협의회 이동세탁 활동 모습.

올해 2월 코로나 19가 등장하면서 우리사회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 선별진료소, 드라이브 스루, 집합제한명령 등의 용어가 나오고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깝게' 등의 구호는 물론 손소독제, 마스크착용이 생활화된 지도 벌써 4개월을 넘기고 있다.

초중고 및 대학교 신입생들은 입학식은커녕 담임선생님의 얼굴도 못본채 난생처음 온라인수업을 시작했고, 학부모들은 하루 세끼 밥을 해주며 수업지도에 분주하다. 그나마 주말이면 차를 타고 바람 쐬러 다니기도 하고 청정지역을 찾아다니며 맛집이라도 다닐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문제는 어르신들인 것 같다. 어르신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오직 복지관과 경로당뿐인데 어르신들은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며 문을 닫은 지 오래됐고 언제 개방할 수 있을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든 기관에서 추진하던 프로그램들도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집안에만 머물다 답답해 못 견디겠다며 길거리로 나온 어르신들이 길가 나무그늘이나 벤치에 앉아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마을 구석구석에 앉아있는 어르신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소연 한다. 경로당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TV를 보거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집안에만 있으니 답답해 죽겠다. 자식들의 왕래도 줄어들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으니 감옥생활이나 다름없고 어딜 가거나 만나는 것도 조심스러울 뿐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계룡시사회복지협의회 이동세탁 및 푸드뱅크, 노인종합복지관의 반찬 배달 등은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어 많은 분들이 코로나를 뚫고 찾아와줘 고맙다고 하신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됨에 따라 각 사업들도 조심스럽고 여건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

봄철로 접어들면서 겨울에 사용했던 이불을 빨지 못해 걱정하는 어르신들이 많고 지속적으로 이불세탁을 요청하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이동세탁은 중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행방법을 약간 달리하고 있다. 우선 취약계층 가운데 이불세탁을 급하게 요청하는 분들은 가가호호 방문하여 개별적으로 이불세탁을 해드리기도 하고, 불가피하게 경로당 앞에서 할 경우에는 미리 이불보따리를 가져다 놓으면 세탁한 뒤 자원봉사자들이 가정에 배달하여 널어드림으로써 가급적 서로 접촉하지 않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사랑나눔 푸드뱅크도 마찬가지다. 그동안에는 정기적으로 기부물품 꾸러미를 만들어 어려운 가정에 직접 배달해 드리면서 서명을 받기도 하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안부를 묻기도 했으나 코로나 19 확산이후에는 사전 전화연락을 한 후 물품꾸러미를 집 앞에 놓고 돌아오는 방식으로 개선함으로써 코로나 정국에서도 무리 없이 맞춤형 복지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복지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독거어르신들의 식사도움은 중단할 수 없는 일이기에 요즘에도 매주 화요일마다 생활지원사들이 50~70가정의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반찬을 배달해 드리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렇게 도움을 받는 어르신들은 정말 고맙다고 말씀하신다. "코로나19로 인해 서로 만나는 것마저도 꺼리는 마당에 빨래를 해주고 물건을 배달해 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 “요즘처럼 어려울 때 자식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해주시는 선생님들께 고맙고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류두희 명예기자 cctoda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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