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도시락 사업 중단…복지사들, 가정으로 직접 배달
어르신들 "더 있다가라" 반겨…비대면 프로그램 '무용지물'
재개관 기약 없어 고독감 늘어

사진 = 유등노인복지관 복지사가 지역 독거노인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서유빈 기자
사진 = 유등노인복지관 복지사가 지역 독거노인에게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서유빈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진밥은 먹어도 된밥은 못 먹는데 복지관서 해준 밥이 그립네요.”

지난 3일 오전 11시 대전 서구 유등노인복지관은 점심 도시락 배달 준비로 사뭇 분주했다.

하루 배달해야 할 분량만 26가구에 달하지만 복지사들은 오매불망 기다리는 어르신들 생각에 날랜 손동작으로 마무리 점검을 하고 있었다. 평소였으면 관내 식당에서 만들던 밥을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도시락 업체에서 주문해 검수를 거쳐 어르신들 가정으로 배달하는 식이다.

서둘러 출발하는 복지사를 따라나선 가정에는 혼자 생활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이 살고 있었다.

어르신들은 오랜만에 북적북적 들어선 사람들이 반가운 듯 불편한 거동으로 문 앞까지 배웅을 나오기도 했다.

‘조금 더 앉아 있다 가라’며 손을 내밀었지만 점심밥을 기다리는 다른 가정에 배달을 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걸음을 옮겨야 했다.

이날 도시락 배달에 나선 복지사는 “엄마와 할머니가 생각나서 따뜻한 밥 얼른 드시게 하려고 서둘러 간다”면서 “안부 전화를 드리면 아주 좋아하신다. 혼자 지내는 어르신 중에는 자녀들과 왕래를 안 하는 경우가 많아 마음 아프다”고 전했다.

당초 독거노인 어르신 도시락 배달은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던 일 중 하나다. 현재 지역 내 코로나 확산세로 사업이 전면 중단돼 복지사들이 직접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유등노인복지관의 경우 지난 2월 10일부터 지금까지 휴관을 유지하고 있다. 벌써 5개월여 휴관이 이어져 하릴없이 복지관 주변을 맴도는 어르신들은 언제 복지관이 다시 문을 여는지 재차 물으며 적적함을 드러내고 있다.

유등노인복지관은 정부와 지자체의 휴관 권고 조치 해제 시까지 새로운 운영 방식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지역 내 복지관 중에서도 선제적으로 ‘유등청춘TV’를 개설해 온라인 강의와 복지관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에게는 아직까지 ‘빚 좋은 개살구’ 일뿐이다.

더욱이 복지관에는 보유한 장비와 예산이 없어 비대면 프로그램 확장이 녹록치 않다고 호소하는 상황.

계속되는 코로나 사태로 재개관이 기약 없는 상황에서 사람의 온기가 간절한 노인들은 점차 고독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박명래 유등노인복지관장은 “어르신들이 답답함을 호소하시고 복지관 개관 등에 대해 많이 물어보신다”면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복지관도 잠시멈춤 상태지만 어르신들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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