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장 단독입후보 권중순 의원…1·2차 투표 찬·반 동수로 고배
"당론 일부의원 무리가 뒤집어"…중구의장 단독출마 김연수 의원
과반안돼… 민주·통합 거래설 솔솔

▲ 3일 치러진 제8대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한 민주당 권중순 의원이 1차에 이어 2차 투표까지 과반수 득표를 못해 부결되자 찬성표를 던졌던 일부 의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있다. 정재훈 기자
▲ 3일 치러진 제8대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한 민주당 권중순 의원이 1차에 이어 2차 투표까지 과반수 득표를 못해 부결되자 찬성표를 던졌던 일부 의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있다. 정재훈 기자

[충청투데이 송해창 기자] 대전지역 시·구의회의 의장선거 파행을 두고 ‘밥그릇싸움’ 이라는 지역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동료 의원은 물론 지역 정당, 국회의원, 시민 등 정가 안팎에서 ‘민생을 외면한 자리다툼’이라는 지적이 일파만파 일고 있는 것이다.

5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제8대 대전시의회와 제8대 중구의회는 최근 후반기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시의회는 3일 제25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후반기 의장 선거를 치렀으나 수장을 뽑지 못했다. 단독 입후보한 권중순 의원은 제1·2차 투표 모두 찬·반 동수를 기록해 고배를 마셨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달 총회를 열고 후반기 의장으로 권중순 의원을 추대한 바 있다. 시의회 22석이 민주당 21석, 미래통합당 1석으로 꾸려진 만큼 권 의원의 당선은 확실시됐다. 권 의원은 낙선 직후 “정당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내용을 일부 의원이 무리를 형성해 뒤집었다. 무너진 민주주의에 경종을 울리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시의회의 이 같은 파행은 제7대 의회에서도 발생했다. 2018년 제7대 의회 후반기 의장선거 결과 의원총회에서 추대된 권중순 의원이 아닌 김경훈 의원이 당선됐다. 당시 당론을 어기고 출마한 김 의원은 당으로부터 제명조치당했다.

시의회의 연이은 감투싸움에 지역 곳곳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찬술 시의원을 필두로 한 동료 의원들은 선거 파행을 비판하며 시의회 로비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시당은 “의원총회 당론을 지키지 않은 것은 징계사유”라고 힐책했다. 통합당·정의당 시당도 ‘코로나 시국에 자리싸움’, ‘시민도 아랑곳하지 않는 추악한 탐욕’ 등을 언급하며 참회를 촉구했다. 민주당 황운하(대전 중구) 국회의원과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 등도 개인 SNS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중구의회도 최근 제22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선거를 진행했으나 선출에 실패했다. 단독 출마한 통합당 김연수 의원은 제1·2차 투표에서 5표에 그쳐 과반을 넘지 못했다. 중구의회 정원은 11명이다. 결과를 두고 민주당과 통합당 간 모종의 거래 내용이 흘러나왔다. ‘민주당 측이 의장·상임위원장 각 1석을 제안했다’, ‘통합당 측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원했다’ 등이다. 중구의회 한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당이 의장직을 두고 얘기를 나눈 것은 맞다”며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한 소통이라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감투싸움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시민은 “최근 대전지역 코로나 확산세로 전 시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정작 시민을 대변하는 의원들은 자리찾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의원들은 자리싸움보다 민생싸움에 매진해야 한다. 시민의 정치의식은 결코 낮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오는 13일, 중구의회는 10일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재선거를 치른다. 송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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