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즌, 타구단 '경계대상 1호' 떠올라
작년까지 2시즌 연속 정규리그 '꼴찌'로 추락한 대전은 올 프로축구 정규리그에서 1일 현재 4승2무1패 14승점으로 7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성남(21승점)에 이어 단독 2위에 올라 있다.
대전은 개막전에서 성남에게 0대 1로 패했을 뿐 이후 팀 창단 후 최다인 6연속 무패행진을 벌여 현재의 전력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 있다.
선수들의 남다른 투지, 팬들의 성원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대전 최윤겸 감독의 탁월한 전술과 용병술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30일 창원에서 열린 안양 LG전은 최 감독의 지략이 돋보이는 경기였다.
대전의 올해 주 포메이션은 4-3-3이다. 올 시즌 전 김은중 이외에 특별한 스트라이커가 없다고 판단한 최 감독은 투톱 시스템이 불가능해 전방에 공격수 3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가운데 김은중을 놓고 좌우 공격수가 수비에도 가담하면서 김은중을 뒷받침해 주는 스타일이다. 또 좌우 수비수가 공격까지 가담하며 짧은 패스를 이용, 미드필드를 강화했다.
대전의 이 포메이션은 각 구단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됐고, 안양 조광래 감독은 30일 대전이 당연히 이 포메인션으로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최 감독은 조 감독의 수를 미리 읽고 올 시즌 정규리그에 한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3-5-2 포메이션을 시험 가동했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며 투톱으로 한방을 노리는 안양의 전술에 대비, 3명의 수비수로 수비를 강화하고, 알렉스와 김은중이 포지션이 겹쳐 장기적으로 투톱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임영주, 홍광철, 배성재 등 1.5군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고 안양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쳐 결국 0대 0으로 무승부를 이뤘지만 원정 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이었다.
최 감독은 이날 박경규와 이무형을 올 시즌 처녀 출장시키는 등 후보 선수들에게 많은 출전 기회를 주었다.
비록 올 정규리그가 44게임의 장기 레이스이지만 2·3위 팀간의 자존심 대결이어서 쉽지 않은 선수기용이었다.
카멜레온처럼 상대 팀에 따라 변하는 포메이션과 전 선수들에게 고른 기회를 줘서 사기를 높이는 용병술. 최 감독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고 이는 팀 성적의 가파른 수직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 감독은 "팀의 주 포메이션은 4-3-3이지만 전 시즌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2~3개 정도 포메이션을 추가해야 된다"며 "비록 기량이 떨어지더라도 선수들에게 고른 출전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