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을석 충북교육정책연구소장

코로나 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며칠 전 통계를 보니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1000만, 사망자 50만을 넘었다. 통계 너머 실제 확진자는 몇 배가 될지, 사망자는 또 얼마가 될지….

코로나 19가 미친 영향이 어마어마하다. 질환자나 사망자 수준을 보면 가히 세계대전이라 할 만하다. 경제 침체는 대공황을 연상시킨다. 사회적 갈등, 심리적 피해도 자못 크다.

이런 참사 속에서도 희망의 징후도 발견한다. 환경과 생태의 소생, 질병에 대응하는 시스템 구축, 소통과 협력의 공동체 비전, 새로운 경제 방식 등등…, 인류는 재난에 굴복하지 않고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아직 사태를 겪고 있는 와중이긴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세계에 대한 담론이 뜨겁다. 당연히 미래를 논해야 한다. 미래는 또한 예측하고 준비하는 자의 몫이니까. 야누스처럼 미래는 앞머리만 있고 뒷머리는 없어서 다가올 때는 붙잡을 수 있지만 지나가면 움켜잡을 수 없다.

코로나 19 이후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또 어떠한 질병이 인류를 습격할까? 그런 세계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교육은 또 어떠해야 할까?

다른 분야는 논외로 치고 교육계에 몸담은 까닭에 교육을 생각해 본다. 코로나 19 경험을 통해 앞으로 교육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현재의 교육 담론은 비대면 교육(원격교육, 온라인 교육)을 중심에 두고 있다. 방역 상황 때문에 비대면 교육이 강화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 시스템과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가 주안점이다.

나름의 생각을 몇 자 적어보자면 이렇다. 우선 세계 시민교육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 환경에 이어 질병에서도 지구적 통합성을 경험했다. 어떤 사람도 국제적 연대와 협력 없이 개별 국가의 한 국민으로 안온하게 살 수 없다. 이제 세계시민으로 존재하는 것은 의무다.

사람들이 활동을 줄이고 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자연이 숨을 몰아쉬며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타지마할의 푸른 하늘, 베니스 운하의 헤엄치는 물고기, 미세먼지 없는 한국의 봄…. 지구와 함께, 지구 위에서 살아가기 위한 생태교육, 기후변화 교육에도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개인위생을 넘어 윤리적 실천이 되었다. 다른 도시의 재난에 보내는 응원과 봉사, 지자체 간의 협력을 보며 나라의 희망을 보았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재난에 맞서는 공동체적 윤리와 실천 교육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2020년의 학교는 교육보다 학생 안전, 다시 말해 방역이 우선이다. 그러다 보니 교육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의 본 모습을 되살리자면 체계적이고 확대된 방역지원시스템 수립해야 한다. 차제에 국가가 나서 학급당 인원을 대폭 줄이면 어떨까? 그러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모든 학생이 등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원격교육(재택학습)에서는 앞서 말한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이외에도 학습 격차, 학습 소외 극복방안도 찾아야 할 것이다. 원격교육은 부익부 빈익빈이다.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 디지털 리터러시, 자기 주도 학습력 등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겸해서 교육과정 경량화(수업일수, 학습내용 등 축소)와 역량교육을 위한 원격교육 방법개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우리는 코로나 19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를 통해 더 많은 교훈을 얻고 다가올 미래를 새로운 방식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쪼록 교육 분야에서도 깊은 성찰과 밝은 전망, 성실한 실천이 펼쳐지길 소망한다. 위기는 또한 기회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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