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지원·교실수업개선 충청투데이-대전시교육청 공동캠페인> 남선초등학교
원격수업 기존구축 기자재 적극 활용
학생들 주간학습 내용 미리 확인·준비
담임, 맞벌이 학부모 위해 밤에도 소통

▲ 급식 전 자동 손소독기 사용 모습 2 통학버스 하차 후 학생 간 거리두기 하며 줄 서는 모습. 남선초 제공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남선초는 대전 유성구의 끝자락 충남 계룡시와 인접한 곳에 있다. 주변은 온통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유일한 소음은 새소리뿐인 자연 친화적 6학급, 전교생 49명의 대전에서 유일한 벽지학교이다. 코로나19로 유례없이 몇 차례 개학이 연기된 끝에 블랜디드러닝 시대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에 아직 준비되지 않은 학교 현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남선초는 원격수업을 시작하며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 공백 최소화를 위해 학교홈페이지, 클래스팅, SNS 등을 활용한 쌍방향 소통으로 학교와 가정의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원격수업을 계획·운영했다. 또 교직원과 합심해 원격수업 연수와 관리조직을 구성했으며 학생·학부모를 위한 감염병 예방교육, 방역물품 확보 등을 통해 준비해 왔다. 꼼꼼한 준비로 혼란스러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남선초의 교육현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 통학버스 하차 후 학생 간 거리두기 하며 줄 서는 모습. 남선초 제공
▲ 통학버스 하차 후 학생 간 거리두기 하며 줄 서는 모습. 남선초 제공

◆태블릿PC·전자칠판 준비부터 탄탄

SW(소프트웨어)교육 선도학교 3년 차인 남선초는 기존 구축된 기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남선초는 2년 전에 시교육청의 스마트교육 모델학교 및 소프트웨어 선도학교 사업에 응모, 선정돼 AP 설치, 태블릿PC 54대, 이동식 전자칠판, 화상수업장치 등 최첨단의 정보화 시설을 갖춰 다양한 미래사회 관련 스마트교육을 준비해 왔다. 원격수업 운영 전에는 스마트패드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기기를 제공하고 교내 전 학급에 설치된 와이파이를 활용해 카카오 페이스톡 등을 활용한 쌍방향 원격수업과 콘텐츠 중심 원격수업을 병행 운영했다. 또 교사들은 새로운 교육환경의 어려움에 움츠리지 않고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기회로 삼아 원격수업 관련 다양한 연수에 참여하고, 원격수업을 위한 대전 1만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정보를 나누며 교육 역량 제고에 노력하여 슬기롭게 원격수업을 운영했다.

▲ 띄엄띄엄 한 줄로 점심 식사하는 모습. 남선초 제공
▲ 띄엄띄엄 한 줄로 점심 식사하는 모습. 남선초 제공

◆맞춤형 학습 안내로 학습 공백 제로

남선초 학생들은 클래스팅·동영상·e학습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선생님이 안내하는 주간학습 내용을 미리 확인하고 원격수업을 준비했다. 철저한 준비로 원격수업 초반에 우려했던 여러 장애 요소들은 부모님과 담임선생님의 소통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원격수업은 등교수업과 다르게 학생들의 출결 문제와 학업 집중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혼란을 줄이고자 출결 확인과 학습 진도 확인은 에듀넷에서 제공하는 e학습터 폼을 활용해 지도했고, 학습 과제 제시와 과제 해결 내용을 사진 등으로 확인하며 학습 공백이 없도록 했다.

특히 1학년 신입생을 위해서는 교장선생님, 보건선생님, 돌봄선생님의 인사말씀 동영상을 학생용과 학부모용으로 나눠 촬영해 온라인 학급방에 업로드하고, 온라인개학 당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사이버 입학식으로 원격수업을 시작했다. 1~2학년에게는 학급운영 및 원격수업을 위한 매개로 클래스팅·e학습터를 활용하며 EBS 동영상 진도에 맞는 학습꾸러미를 제작해 매주 각 가정에 우편으로 발송했고 매일 자세한 학습안내와 과제 피드백을 제공했다. 특히 초등 저학년 학생에게는 원격수업의 방법과 절차가 어려우므로, 쉽게 수업을 듣고 과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과정을 단순화해 안내했다. 매일 수업 시작과 과제제출 알림을 문자로 안내하고, 맞벌이 학부모님을 위해서 담임선생님이 밤 9~10시까지도 학부모님과 소통하고 과제상황을 점검하면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단 한 명의 학생도 결석과 과제 미제출 없이 성실하게 참여해 등교수업 후에도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첫 등교수업일 교장선생님 인사말씀을 듣는 학생들 모습.  남선초 제공
▲ 첫 등교수업일 교장선생님 인사말씀을 듣는 학생들 모습. 남선초 제공

◆예방교육·물품확보 모두가 함께

남선초는 6학급 소규모 학교지만 지난해 5월 기간제 보건교사로 발령받은 명정수 보건교사와 합심해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서왔다. 2003년 사스가 유행할 당시 명정수 교사는 종합병원의 신규 간호사였고, 2015년 메르스가 유행할 때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건강사로 근무했다. 사스와 메르스 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코로나에 대한 뉴스를 찾아보며, 학생 감염병 예방·위기대응 매뉴얼을 정독하고, 매뉴얼을 따라 신종감염병을 막기 위해서 노력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침 7시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을 정도로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특히 세 가지 중점을 꼽아 교직원들과 함께 노력했다. 첫째는 교직원 간의 협력, 둘째는 학생·학부모 대상 감염병 예방교육, 셋째는 방역물품의 확보이다. 교직원 간의 협력을 위해 학생 감염병 관리조직을 구성하고 교직원 감염병 연수를 진행했다. 원격연수 및 대면·비대면 연수까지 여러 차례 실시해 교직원들 모두 감염병 예방수칙을 습득할 수 있었고, 전 교직원이 등교개학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할 수 있었다. 학생·학부모 대상 감염병 예방교육을 위해서는 직접 제작한 동영상 및 우수 동영상을 구해 클래스팅과 e학습터를 통해 매일 가정에 안내하고, 학교홈페이지에 각종 교육자료를 게시했다. 매일 아침 등교 전 학생건강 자가진단 실시에 대한 사전교육도 시행했다. 가장 중요한 보건용 마스크·손소독제·비접촉 체온계 등 방역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식약처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인증한 물품을 위주로 방역물품을 구입하고 학급별로 방역물품 박스를 구성해 등교개학 이틀 전에 각 학급에 배부했다. 그 외 복도와 화장실에서 거리 두기를 할 수 있도록 바닥에 표시 부착, 자동 손소독기와 열화상 카메라 구매, 소독업체의 학교 전체 소독도 진행했다. 남선초는 원격수업 기간 동안,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등교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실 및 외부 환경을 개선했다. 분필가루가 날리지 않는 워터초크 전용 칠판으로 교체, 과학실 시약장 교체, 전 교실에 최신식 무선청소기 완비, 신입생을 위한 책상 구입, 유성구청의 지원을 받아 남선소통공감쉼터 ‘휴’ 조성, 학생 개인별 칫솔살균기 및 마스크 끈 준비, 학년별 교차 시정 및 점심시간 지정좌석제 운영 계획 수립 등 교실 및 외부 환경 개선에도 노력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현재에도 추후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를 원격수업 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청 긴급 지원 예산으로 쌍방향 수업을 위한 타블렛·마이크·스피커·영상 촬영 장비, 자체 수업 영상 제작을 위한 가자재 등을 보충하고, 지속적인 블랜디드러닝 관련 교직원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박근숙 남선초 교장은 “그동안 대전 외곽 벽지학교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소외되지 않도록 스마트교육 인프라를 갖추고 SW교육에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인프라를 활용해 블랜디드러닝 시대에 최상의 수업을 제공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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