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일몰제 이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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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일몰제 이후는?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7월 02일 19시 3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7월 03일 금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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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식 충북본사 부국장

지난 해 청주는 뜨거웠다. 공원을 놓고 의견이 부딪치며 모든 이슈를 삼켰다. 양 측 모두 공원을 최대한 보전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방법론에는 차이가 있었다.

상황을 지켜보며 두 가지가 안타까웠다. 첫째, 가치의 차이다. 민간공원개발을 반대하는 주장은 옳았다. 그들이 공원을 보전해야 한다는 내용도 옳다. 공원을 온전히 보전했을때 시민들이 얻는 이익 역시 크다. 그런데 토지주의 입장은 다르다. 재산권이 걸려있다. 헌법이 재산권을 보장한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도 그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취재과정에서 LH 충북본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청주시가 구룡공원 민간공원개발을 부탁했다. LH라면 법에서 허용한 30%가 아니라 20% 정도만으로도 사업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굳이 반대단체의 반발을 받으며 사업을 진행할 이유는 없다.” 민간공원개발의 반대 이유 중 하나는 청주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청주는 지난달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한다는 이유로 조정대상지역이 됐다. 결국 구룡공원은 민간공원개발을 시행하는 1구역은 85%가 보전되지만, 2구역은 61%만 남게된다.

둘째, 왜 지역 내에서 갈등이 됐어야 했나였다. 도시계획은 애초 정부의 몫이었다. 헌법재판소가 1999년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직후인 2000년 도시계획법 개정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됐다. 책임은 넘어왔는데 인력과 재정은 넘어오지 않았다. 의도는 분명하다. 재원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는 미집행도시계획시설을 모두 매입할 수 없었고 갈등 역시 지방의 것이 됐다.

1일자로 일몰제가 시행됐다. 일몰제 시행 이전 상당수 장기미집행도시계획시설은 정리가 됐다. 아직 남은 시설 역시 정리가 될 것이다. 문제는 다음이다. 지금과 같은 도시계획 정책으로는 미집행도시계획시설은 계속 쌓여갈 것이다. 그리고 미집행시설은 다시 장기미집행시설로 넘어갈 것이다.

도시계획 정책을 손봐야 한다. 우선 냉정한 지정이 필요하다. 무조건 도시의 인구가 증가하고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부분 도시계획은 도시의 성장을 전제로 한다. 청주시가 인구 100만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 중장기재정계획에 맞춰 도시계획이 지정돼야 한다. 5년 단위로 이뤄지는 중기재정계획은 현업부서에서 입력한 후 취합이 이뤄진다. 실제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예산집행은 집행연도에 현업부서와 예산부서의 합의로 결정된다. 집행 가능한 예산하에서 지정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예산을 먼저 정하다보니 실제 집행가능한 시설보다 과다 지정이 이뤄지고 있다.

도시계획은 시민들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도시계획은 계획이다. 지정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보상, 집행 등의 눈에 띄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민은 도시계획 지정이 나중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래서 지정권한이 있는 공무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반드시 필요한 곳만 예산 규모에 맞게 지정해야 한다. 미지정도시계획시설이 누적되면 언젠가 다시 작년과 같은 갈등은 재발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