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지도 6개월이 지났다.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확산세도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더불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지 반년만인 지난 1일 현재까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급기야 10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50만 명을 넘어섰다. 방역모범국인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1만2850명에 달하고 사망자도 282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15년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서울 및 수도권을 넘어 우리 충청권과 호남권까지 N차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감염병이 조만간에 종식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올 가을에 다시 2차 대유행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앞다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류가 이 감염병에 대항할 치료제나 백신 개발은 한없이 더디기만 하다. 앞으로 상당 기간을 이 감염병과 원치 않는 동거가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적극행정과 방역수칙 준수가 답이다.

우리나라 속담에'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에는 두 가지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일이 커지기 전에 처리했으면 쉽게 해결할 것을 방치하여 나중에 더 큰 힘을 들이게 된 경우를 이른다. 다른 하나는 적은 힘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일에 쓸데없이 많은 힘을 들이는 경우를 이를 때 쓰인다.

전자는 무사안일, 소극행정의 전형으로 우리 모두가 경계하고 배척해야할 사안이라 재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후자는 얼핏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코로나19의 엄중한 현 상황에서는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역발상이라고나 할까.

이 속담을 감염병 방역에서 만큼은'작은 호미 대신 큰 가래로 미리 막아 버리자'로 바꾸고 싶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리고 비용이 얼마나 들든 간에 개의치 말고 보기에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 대응해 나가자는 것이다. 그래야만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확실하게 지킬 수 있다.

그동안 느낀 것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매우 영리하다. 인간이 방심하면 여지없이 그 허점을 파고든다. 초기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이 그랬고, 이태원 클럽과 수도권 대형물류센터?개척교회 소모임?탁구장?코인노래방?불법 다단계판매업체의 감염사례가 모두 그러했다.

이제 더 이상 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리 생활주변에서 감염병 취약지가 어딘지 선제적으로 찾아내 정말 과할 정도로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한 발 앞선 적극행정이 절실한 때다.

지난해 3월 적극행정 보령특별시를 선포한 우리 시가 현재까지 확진자가 단 한명도 없는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생각한다. 도내 최초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전개,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임시생활시설 마련, 매주 금요일 일제 방역의 날 운영, 취약계층과 시민들에게 마스크 사전 구입 배포 등은 이에 대한 좋은 선례다.

지금 우리 보령시는 여름철 해수욕장 개장을 맞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곳곳에 차량 계수기와 검역소를 설치하고 해수욕장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발열을 체크하는 보령형 코로나 방역을 시행한다. 이는 계곡 등 자연발생 유원지도 함께 시행한다.

적극행정은 선제행정의 리(利), 즉 이득을 추구할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파장을 사전에 차단하여 보다 건강하고 안정된 지역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한 적극행정 실천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통한 코로나19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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