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많은 관객 앞에 당당히 서고 싶었는데 기회를 잃어버린 기분이에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확산세로 대전지역 문화예술 시설이 굳게 문을 닫은 가운데 지역에 터를 잡고 있는 청년예술인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1일 지역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진행 중이거나 이뤄질 예정이었던 청년예술인 관련 사업이 취소되거나 온라인 등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지자체 등에서 주최·주관하는 사업들로 커리어를 쌓고 대중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갖는 청년 예술인들에게는 큰 타격인 셈이다.

이응노미술관에서 6월 시작한 2020 아트랩 대전은 지역 청년 예술인들에게 창작 활동의 장을 마련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6월 중순부터 지역 내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지난달 20일부터 공공 문화시설 휴관 조치가 내려졌다,

이번 아트랩 대전의 첫 번째 주자였던 김덕한 작가의 전시는 6월 9~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열흘을 남겨두고 더 이상 관람객을 만나지 못했다.

아트랩 대전의 다음 주자인 박종욱 작가의 전시는 오는 7일부터 예정이다.

이응노미술관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오픈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초·중학교 학생들을 비롯한 지역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재개관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문화재단에서 진행 중인 2020청년예술지원사업도 고강도 거리두기 기간 동안 모든 공연을 비대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연극 '오해'는 1일 유튜브에서 막을 올리고 이번 주말 예정인 앙상블 솔리데오와 트리오 라피네의 공연도 온라인으로 송출된다.

관객들과의 스킨십이 필요한 청년예술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공 문화시설 활용이 어려운 청년예술인들은 단기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지만 그마저도 지속성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하는 지원사업들이 단일 행사로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수익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게 가장 크다”며 “선정되고 나서도 남는 게 많지 않아 자생력을 가지기 힘든 구조다. 가장 중요한 건 지속성과 현실적인 생계 문제 해소”라고 전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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