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자율 9.5%까지
투자심리 이용 폭리 취해
금융당국 소극성 비판도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증권업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고객 주식을 담보로 주식거래 비용을 대출해줘 대출금 회수문제도 없는데 투자심리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지역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61일~90일 기준)은 △미래에셋대우 6.9% △KB증권 8.0% △한화투자증권 8.5% △삼성증권8.6% △SK증권 9.5% 등으로 파악됐다. 담보를 제공하고 대출을 실행하는 점에서 유사한 주택담보대출이 2% 수준까지 내려간 것과 비교해봐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증권사들이 0%대에 불과한 예탁금이용료는 일제히 낮췄으면서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거의 변동이 없는 실정이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회사가 고객의 주식을 담보로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주는 제도다.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시 최소담보비율 140%를 적용해 투자자는 주식이나 예수금이 대출금액의 1.4배 이상을 유지해야 된다. 만약 주가가 하락해 담보비율이 140%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고객의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증권사에서 돈을 떼일 염려가 없음에도 평균 8~9%대에 이르는 이자율은 지나친 고금리라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단기차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이용해 ‘빚투’를 조장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주식 거래에 익숙한 직장인 이모(38) 씨는 “금리가 높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생각으로 신용거래융자를 자주 이용한다”며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은 높은 이자율보다 수익률 생각이 우선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말 6조 5783억원이었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주식열풍이 불면서 불과 3개월만에 12조 6624억원(지난달 29일 기준)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다른 규제는 많이 하면서 투자와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자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지역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은행금리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금융당국에서 각 증권사마다 자율화시킨 내용이기 때문에 높은 이자율을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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