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마감한 대전역세권 개발사업 공모에 국내 굴지의 건설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모처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0년 넘게 사업이 공전을 거듭한 터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건설과 계룡건설, HDC현대산업개발과 금성백조 등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철도 측은 유효한 입찰이 성립됐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3전4기다. 앞서 지난 4월 14일 사업 참여 의향서 제출 마감 결과 대기업 55개사가 참여의사를 밝혀 이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드러냈다.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총사업비가 1조원을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서부지역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더딘 동부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어 동서균형발전을 꽤하는 상징적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전시의 의지와는 달리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은 2008년 1차 공모 이후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2015년 2차, 2018년 3차 사업자 공모에 이르기까지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애를 태웠다. 국내 건설경기 부진에 사업성 부족이 사업무산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됐다.

민자유치의 걸림돌이었던 사업성 보완이 주효했다고 본다. 주거시설 비율을 기존 25% 미만에서 최대 50% 미만으로 대폭 완화하고, 용적률은 700% 이하에서 1100% 이하로 높인 것이다. 공공기여 부담도 3분의1 수준으로 완화했다. 대전시가 너무 많이 양보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그만큼 절박했다. 여기에 대전역 주변이 최근 혁신도시로 지정되는 호재도 뒤따랐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투자효과가 있다고 판단했을 법 하다.

이제 우선협상 대상업체를 선정하는 일이 남았다. 한국철도는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열어 1주일 이내에 우선협상 대상업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어떤 업체가 최종 낙점될지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돼 동서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침체된 지역 건설경기에도 훈풍을 불어넣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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