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유재목 추대했지만 2차례 투표에도 과반 못 얻어
곽봉호 출마 의사 밝히며 집안싸움… 내달 3일 정례회서 원구성

[충청투데이 박병훈 기자] 옥천군의회가 미래통합당 집안싸움으로 의정사상 처음으로 후반기 원구성을 못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옥천군의회는 지난 26일 제278회 임시회를 열어 제8대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 나섰으나 의장만 선출하고 부의장은 뽑지 못한 채 폐회했다. 1991년 지방자치 설립이후 군의회가 부의장을 선출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의회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임만재 의원을 만장일치로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하고 부의장으로 미래통합당 유재목 의원 추대했지만 선임을 묻는 과정에서 과반의 투표를 얻지 못해 원구성을 못했다. 이후 의원들 간의 이견을 조율하고 2차 투표로 진행 했지만 유재목 의원은 끝내 과반을 얻지 못했다.

원구성원 선출은 통상적으로 정당 간 조율을 통해 다수당에서 의장을 맡고 소수당이 부의장을 맡는 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에서 부의장 후보를 단일로 추대하지 못하고 곽봉호 의원과 유재목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또 더불어민주당 측이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모두 요구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미래통합당 측은 이때부터 감투싸움의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섰다. 전반기에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았던 유재목 의원이 부의장 선거에 후보등록을 한 것이다.

곽봉호 의원 측은 당초 전반기에 부의장을 추천받았지만 고사했고 후반기에 맞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당초 원구성때 초선인 점을 들어 행정경험이 풍부한 추복성 의원에게 부의장직을 양보하고 후반기에 맡기로 결정되었는데 갑자기 유재목 의원이 출마의사를 밝혀 재선의원과의 경선이 불리해 어쩔 수 없이 불출마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재목 의원 측은 곽 의원이 전반기부터 부의장 선출에 대해 거론이 없었고 이번 출마결정은 당내에서 충분한 협의를 통해 추천을 받아 결정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유재목 의원은 “제7대 의회 의장을 역임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굳이 대립을 하면서까지 부의장을 욕심 낸 건 아니다”며 “다만 후반기 임만재 의장과의 관계 등을 판단한 당에서 추천을 받아 출마하게 되었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건 상대방”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는 두 의원의 내홍 때문에 의회가 점입가경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의원들 간의 감투싸움이 군의회 전체를 욕보이고 있다. 의정 사상 처음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특정 의원을 부의장으로 미리 선정해 놓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었으나 당원 모임 같은 행사장에서 보면 같은 당 군의원들이 곽봉호 의원을 두고 후반기 부의장을 맡을 분이라며 소개한 것은 보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A의원은 “전반기 곽봉호 의원에게 부의장을 맡기는 것으로 양당 간 교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옥천군의회는 후반기 원구성 위한 임시정례회를 내달 3일 다시 개최하기로 했다.

옥천=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