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과학포럼] 인공지능,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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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과학포럼] 인공지능, 가슴은 뜨겁고 머리는 차갑게
  • 충청투데이
  • 승인 2020년 06월 29일 19시 30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30일 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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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ETRI 미디어부호화연구실

인공지능(이하 AI)이 세상을 휩쓸고 있다. 휴대폰, TV, 자동차, 심지어는 이제 세탁기도 AI다. 처음에는 사물을 인식하고, 얼굴을 판별하고 운전을 스스로 하더니,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쓰고 음악도 만드는 AI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제는 AI가 오히려 안 쓰이는 분야를 찾기 어렵다.

당연히 대부분 ICT 분야에서도 AI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되돌아보면 2000년대를 풍미한 키워드는 3D, 센서 네트워크,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가상현실 등 AI 외에도 다양했었다.

물론 그 중 일부는 오늘도 묵묵히 걸음을 계속하고 있지만 키워드가 가지는 파급력 측면에서 보자면 AI에 비할 바는 아닐 것이다.

물론 인공신경망 분야의 기술적 난제 해소, GPU 등 하드웨어의 비약적인 발전 등 비교적 최근 이루어진 제반 요건을 바탕으로 인공신경망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큰 폭의 성능 개선을 이루고 있으니 인기를 끌 법도 하다.

하지만 최근 AI를 대중에게 알린 일등 공신, 알렉스넷(AlexNet)이 이미지넷(ImageNet) 이미지 분류 대회에서 우승한 2012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거의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주요 학술대회의 논문 제출 및 발표 건수만 보더라도 AI의 욕심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년 전 딥러닝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접했을 때 이를 스쳐 지나가는 무수히 많은 키워드 중 하나로 치부하고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 성패 여부를 떠나 어디선가 뜨겁다는 기술은 대부분 그 기술 영역의 이야기였기에 그리고 불과 수년이 지난 지금, 필자의 모든 영상 압축 관련 연구는 인공신경망에 기반하고 있고 주요 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인공신경망 기반의 기술을 발표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AI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플랫폼으로써의 성격이다. 문제를 정의할 수 있다면 신경망은 그 문제를 잘 풀기 위한 형태로 학습된다. 즉 일종의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초(hyper)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우주 궤도를 연산하는 고정밀도 분야만 아니라면 적용 범위에는 거의 제약도 없다. 게다가 대부분 분야에서 성능까지 압도적이니 기술의 패러다임 정도야 충분히 바꿔놓을 만했다. 다만 그 열기에 비해 각종 매스컴의 장밋빛 청사진 대로 근 시일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특히 사람 수준의 사고능력을 지닌 기계라면 더욱 그렇다.

사람의 뇌 속에 자리하는 훨씬 많은 수의 뉴런과 시냅스를 차치하더라도 사람은 기계에 비해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더 지니고 있다.

즉 하나를 알게 되면 열을 깨우치는 일이 가능하다.

반면 현재까지의 AI 기술은 대부분 주어진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 학습된다.

물론 일부 범용적인 표현 학습, 지식 이전 기술 등에 대한 노력이 진행 중이긴 하나, 아직 사람의 정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이 개발하는 알고리즘의 발전 속도는 일반적으로 로그 곡선의 모습을 취한다고 한다.

즉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 속도는 더뎌지게 마련이다. 지금의 AI는 어디쯤 와 있을까.

성능의 발전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되 AI에 대한 맹신은 손자 정도에게 물려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