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균 전 대전전민초 교장

“할아버지 이렇게 하니까 돼요” “그래? 지성이가 할아버지보다 낫네” 결국은 비행기 조종 어플을 손자가 완성했다. 손자는 요즈음 비행기에 꽂혔다. 아주 어렸을 적엔 자동차에서, 다섯 살 즈음에는 그것이 로봇으로 바뀌더니, 초등학생이 된 손자는 머릿속에 온통 비행기로 꽉 차 있다. 비행기 이름에서부터, 여러 나라의 항공사 이름까지, 척척박사다. 비행기 박사가 됐다. ‘도대체 어디에서 저런 걸 다 알아냈을까?’ 신기한 생각이 든다. 어느 날은 비행기 사고 장면을 보여주겠다며 능숙한 솜씨로 리모컨을 조작해 TV 화면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손자가 오늘은 깜짝 제언을 한다. “할아버지 제가 오늘 비행기 조종하는 모습 보여드릴께요.” “제가 할아버지 노트북에 어플을 깔아 볼께요.” 손자에게 노트북을 넘겨주었다. “할아버지, 구글계좌, 비밀번호 쳐 주세요.” 생각을 더듬어 입력해 보았지만 여러 차례 오류 메시지가 뜬다. “할아버지, 이젠 폰에서 본인 확인해주셔야 하는데요.” 왜 이리 복잡한가, 간신히 고비고비를 넘겼지만, 이젠 실행이 되지 않는다. 손자 앞에서 오늘 할아버지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평소 만능 할아버지라고 생각했었을 손자 앞에서 오늘은 체면을 구겼다. 결국은 손자가 해결했다. 참 대단했다. 그 움직이는 손놀림 하며, 노트북을 다루는 모습에서 결론지었다. ‘나보다 낫다’

그렇다. 손자는 포노 사피엔스였다. 최재붕 교수가 이름 붙인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 신인류의 등장이다. 5장 6부처럼 신체의 일부처럼, 컴퓨터와 핸드폰을 쓰는 세대, 지식을 손안에 들고 주물주물, 넘나드는 슈퍼능력자들, 그런 인류가 탄생한 것이다. 세계적 심장전문의 에릭토플은 “의료의 미래는 당신의 스마트폰 속에 있다.”고 말했다. 이 뿐인가, 테슬라의 일론머스크는 “인간은 너무 위험해서 운전을 할 수 없다.”며 자율자동차 인공지능 시대를 성큼 앞당기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1조가치의 유니콘 기업에서 이젠 10조가치의 데카콘 기업까지, 세상변화의 속도는 놀랍다. 교육은 어떠한가? 미래학자 토마스프레이는 “20년 내에 전세계 학교의 반은 문을 닫을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일찍이 미네르바스쿨, 아시아의 허브 난양공과대학, 네덜란드의 스티브잡스스쿨, 뉴욕의 플랫아이언스쿨, 피테크스쿨, 알바니 프리스쿨, 프랑스의 에콜42 등은 과감한 교육실험의 예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포노사피엔스, 신인류를 맞이한 세상 변화에 대한 확고한 인식, 미래의 삶에 필요한 공부, 바로 그것이었다.

코로나19 펜데믹 위기 속에서 세계 방역의 모델로 거듭난 코리아! 이젠 교육 새바람이다. ‘벌떡’으로 일어서야 한다.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교실마다 가득찬 포노사피엔스! 그들의 목마름을 적셔줄 수 있는 행복한 노랫소리가 들리는 교육으로, 포노사피엔스, 그들과 함께하는 고단한 선생님들의 열정이 되살아나는 신바람나는 교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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