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공섭 대전동구문화원장

길공섭 대전동구문화원장

전통문화(傳統文化)란 그 시대적 가치도 함께 하지만 생활과 문화, 경제 등 모든 정체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역사적 가치로 인정하는 것이며 전통문화가 잘 빚어져 전승되는 것은 뿌리가 튼튼한 민족이라는 자긍심도 함께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마을의 풍수·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숲을 보호해왔다.

마을 숲은 우리 전통마을의 경관을 대표하는 요소인 동시에 토착 신앙과 풍수, 유교 등의 문화가 녹아들어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상당수의 전통 문화재가 훼손됐으며 가치 있는 수목들이 고사하고 벌목됐으나 이사동 한옥마을과 함께한 전통문화재와 주변을 감싸고 있는 송림(松林)은 온전하게 보전돼 있어 그 가치를 더 하고 있다.

우리가 한옥마을 하면 북촌 또는 전주 한옥마을을 이야기 하는데 두 곳 모두 정부 주도하에 이뤄진 인위적인 곳이지만 대전 동구 이사동 한옥마을은 그 시대 한 씨족의 문중에서 결정해서 이뤄진 전통 유교 마을이기 때문에 역사·지리적 그리고 자연적인 것에서 의미를 크게 두고 전주나 북촌마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귀중한 역사 문화적 가치가 큰 곳이다.

이사동은 은진 송씨가 1392년 이후부터 살기 시작하던 곳으로 600여 년 동안의 세월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육 백 년 전 그 시대로 시간여행을 간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리고 이사동에는 재실 16채와 학문을 강론하던 당우 5채까지 일반적인 도심 속 한옥마을이 아닌 전통 유교 문화와 역사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곳이다.

이사동은 규모는 북촌이나 전주보다 작을지 모르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전통 유교 문화를 오롯이 담고 있는 이 시대의 보기 드문 한옥마을이며 옛 선비들의 흔적이 깊게 서려 있으며 이사동을 둘러싸고 있는 풍·수림은 경관을 더욱 아늑하게 해 주는 곳이다.

한국인의 삶의 중심에는 소나무가 있다.

소나무는 우리의 문화·역사와 밀접한 공생 관계에 있다.

소나무로 집을 짓고 각종 농기구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소나무를 심어 산림을 가꾸어온 민족의 사고를 이사동을 둘러싸고 있는 100년이 넘는 1500여 그루의 소나무 숲이 증명하고 있다.

이사동에는 월송재, 승지공파 재실, 김재만 정려, 김옥균 생가터, 사우당, 절우당, 우락재, 영귀대 등 문화재와 문화재 자료가 풍부한 곳으로 옛 풍습과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전통문화 마을이다.

자연환경 속에 역사와 민속이 살아 있는 대전만의 차별화된 전통 유교 민속 마을로써 숙성된 전통이 철철 넘치는 곳으로 다듬고 색칠하면 최고 가치의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곳에는 은진송씨 문중의 거대한 분묘 군이 있다.

은진 송씨 한 씨족의 묘인데 500년 전 조선 시대에 조성된 1077기의 분묘는 세계에서 전무후무한 역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세계 자연문화유산에 등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사동 초입 당산에는 30여 년간 오로지 전통 솟대 연구와 보존에 매진해온 인산 솟대 보존 마을이 있어 이사동과 함께 전통 문화마을 완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사동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사학자들이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하는 귀한 곳이기 때문에 잘 다듬는다면 전통 유교 민속관광상품으로 가치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전통 유교 문화 관광 마을로 발돋음 하기 위해서 이곳에 전통 혼례 청과 전통 예절관, 마당놀이 판,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꼭 필요하며 그런 시설을 보강한다면 가장 한국적인 전통 유교 문화를 보여줄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귀하고 특별한 전통 유교관광 마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2015년에 250억 예산을 투입해 2025년까지 민간주도로 전통 민속 관광단지로 완성한다는 대전시의 발표가 있어 큰 기대를 했는데 5년이 지난 올해 전통의례관 건립비용 19억6천만 원이 전액 삭감되었다고 한다.

삭감 이유는 기초단체 업무인 진입로 확보가 안 됐다는 것이다.

시 사업인 전통의례관을 지으려면 당연히 진입로가 확보돼야 하며 진입로 건축 비용도 함께 계획했어야 한다.

재정 사항이 열악한 기초단체와 협의 없는 진행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전통문화재와 자료는 민족과 지역의 뿌리이며 가치는 모든 것의 앞에 위치한다.

이사동의 전통 유교 문화는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큰 관광자산이며 전통문화 관광 상품으로 가치가 충만한 곳이기에 당국은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 유교 문화 관광 마을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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