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선고속화·방사광 후속사업
정부 국가연구개발 예산안 주목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반환점을 돈 '이시종 호(號)'가 26일 정기인사(1일자)를 발표했다. '실력파' 측근들을 전진배치해 오는 7월 1일을 기점으로 스타트를 끊는 마지막 2년 임기를 대비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시종 호(號)'는 상반기 2년의 최대 실적으로 꼽히는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 예타면제(1조 4500억원)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청주 오창 유치(1조원) 등의 후속사업에 매진하면서 '충북경제 4%' 달성의 핵인 거액(巨額) 투자유치에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28일 충북도와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이시종 지사의 측근들이 요소요소에 배치됐다. 임택수 충주부시장이 재난안전실장(2급)으로 승진해 도청으로 복귀한다. 3급 승진 명단에도 이 지사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김영배 총무과장(행정국장)과 박해운 괴산부군수(신성장산업국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김 과장은 지사 비서실에서, 박 부군수는 공보관실 등에서 각각 근무하면서 이 지사의 업무 스타일을 누구보다 꿰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박 부군수는 도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이 지사의 '의중'을 잘 읽는 것으로 알려진 김연준 옥천부군수 역시 3급 승진과 동시에 환경산림국장으로 컴백한다.

4급 승진 인사에서는 추진력이 뛰어난 이설호 환경정책팀장을 청남대 관리사무소장으로 기용해 '뜨거운 감자'인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 문제를 맡겼다. 4급 수평이동 인사에서 눈이 띄는 대목은 최응기 화장품천연물 과장이 공보관으로 자리를 옮긴 점이다. 최 과장은 '연구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공무원으로 손꼽힌다.

'이시종 호(號)'의 향후 2년은 충북선철도 고속화 방사광가속기 구축과 관련해 후속사업에 한층 무게가 실린 전망이다.

무엇보다 강호축 개발(강원~충청~호남을 잇는 고속철도망)의 핵심사업인 충북선철도 고속화의 '속도'를 결정짓는 오송연결선 설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국비를 투입하고도 사업효과를 얻지 못하고 나아가 강호축 개발의 초반부터 힘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충북도는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 기본계획에 분기기 및 터널일부 사전굴착 반영(예산 220억원 추산)을 위해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 안(案)이 반영될 경우 3~4000억원의 오송연결선 설치 사업비가 추가로 필요하다.

특히 정부가 26일 '2021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으로 총 21조 6492억원을 확정함에 따라 방사광가속기 후속사업 몫으로 충북지역이 가져올 '예산의 크기'에 시선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조 1000억원을 지원한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충북을 향한 예산이나 다름없다"며 "2조원이 넘는 예산이 확정된 만큼 산업지원센터 건립 등에 필요한 국비를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당초 방사광가속기 구축이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시동이 걸렸던 게 기저에 깔려 있다. 충북도는 산업지원센터, 사이언스 아카데미빌리지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과기부가 충북의 주력산업인 바이오헬스·미래자동차·시스템 반도체 등 3대 산업 분야에 올해 대비 4400억원이 증가한 2조 1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데 대해 충북도가 지역 산업혁신 뉴딜사업으로 과연 어떤 특단의 안을 제시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지역의 한 유력인사는 "바이오헬스, 반도체 등은 충북지역이 선점한 분야"라며 "국비를 가져오는 '플랜'을 어떻게 짜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투자유치와 관련해선 '코로나19발(發)'란 암초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스톱'은 없다는 게 충북도의 확고한 입장이다. 충북도와 음성군은 24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GS건설(주)과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난관'을 뚫고 있다. 앞서 충북도는 2014~2018년 63조원의 투자유치를 한데 이어 민선 7기 첫 해인 2019년 10조원 유치를 조기에 달성한 바 있다.

현재로선 '이시종 호(號)' 후반기의 정치적 배경이 탄탄해 보인다.
문재인 정권의 임기 후반부임에도 5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전으로 압승함에 따라 '이시종 호(號)'가 국비확보, 대형 공모사업 등에서 손해 볼 일이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이 지사는 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기록했다. 도내에서도 민주당이 후반기 도의회를 비롯해 11개 시·군의회의 의장직을 모두 싹쓸이함에 따라 '민주천하'의 정치지형에 변동이 없는 상태다.

한편 임택수 충주부시장이 재난안전실장을 맡게 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코로나19' 대응이 보다 원활하게 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임 부시장이 도청에서 복지정책과장을 할 때 현재 '코로나19'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전정애 보건복지국장은 복지정책과에서 팀장을 했었다. 앞서의 지역 인사는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사태 속에 이 지사가 임택수-전정애 콤비플레이 가동을 선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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