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발전, 리조트 건설 등 차일피일
민자공모 기한도 두 차례나 못지켜
주민들 ‘분통’… 郡도 난감한 입장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신서천화력발전소 건립의 전제조건인 이행협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중부발전이 주민과의 약속을 또다시 지키지 않았다. 협약사업 추진을 약속한 지 7년 넘게 허송세월을 보낸 것도 모자라 주요 사업추진일정에 대한 약속도 계속 지키지 않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지난해 서천건설본부장 교체와 맞물려 동백정해수욕장 복원 및 리조트 건설 등 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이행협약사업을 책임 있게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협약 체결 7년 만이다. 그러나 중부발전은 이후 사업기본계획 초안 마련부터 안이한 업무처리로 주민들의 항의를 받는 등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지 못 했다. 기본계획 수립부터 일정이 늦어지자 사업완료 시점도 당초 약속보다 6개월가량 늦춰지기도 했다.

중부발전은 특히 지난달 말 동백정해수욕장 복원 기본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해수욕장 연계 시설인 리조트 건설을 위한 민간사업자 공모를 5월 중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역시 지키지 않았다. 당시 중부발전 관계자는 공모지침서 등에 대한 법률 검토 등으로 인해 6월 내 공모를 추진하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고 서천군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6월 25일까진 공모를 진행하겠다고 거듭 약속했지만 이 약속도 공염불에 그쳤다. 사탕발림 약속으로 7년 넘게 위기만 모면해 온 중부발전이 과연 공공기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이 곳곳에서 나오는 이유다.

서천주민 A 씨는 "이렇게 거짓 약속을 잘 하는 공공기관은 처음 봤다. 양치기 소년이 따로 없다. 서천주민을 '호구'로 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주민들을 우롱할 수가 있느냐"며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니 이제는 헛웃음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서천군도 난감한 입장이다. 군과 중부발전 TF는 리조트 민자 공모지침서에 대한 협의를 이미 마친 만큼 약속 기한 내 공고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믿었지만 기대는 어김없이 빗나갔다. 군에 따르면 서천건설본부는 공모지침서안을 완성하고 최종 법률 검토에 들어갔는데 법률 검토가 예상보다 늦어져 민자 공모 공고일을 맞추지 못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부발전은 지난 24일 서천건설본부장을 7개월 만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주민 B 씨는 "지난해 말 본부장이 바뀌고 나서 적극적으로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사업 추진도 어느 정도 진행되는 듯 해 속는 셈 치고 다시 믿어보기로 했는데 '역시나'다. 지키지도 못 할 약속어음만 남발하는 중부발전의 행태에 분통이 터진다"며 "일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 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고 그러면 시간이 다소 늦어질 수도 있는데 중부발전은 입장이 다르다. 벌써 7년이나 허송세월을 보냈고 수차례 약속을 어긴 과오가 있다. 이것은 신뢰의 문제다. 공고가 늦어지면 이후 일정도 그대로 늦춰질 텐데 중부발전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천=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