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난지원금 등 반짝효과…서비스업 매출·소비만 소폭 증가
반도체·철강 등 제조업 생산↓…복합적 어려움 겹쳐 전망 흐려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2분기 충청권 경제 상황은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여파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직격탄을 날리면서 더 악화됐다. 기대했던 재난지원금 효과는 일시적으로 소비를 상승시킨 ‘반짝효과’에 그치고 산업 전반에 걸쳐 코로나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이하 한은) 대전충남본부의 ‘2020년 2분기중 충청권 경제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충청권 경제는 1분기보다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은 제조업 부진이 두드러지고 서비스업은 전 분기 수준 유지에 그쳤다. 수요 측면에서는 지난달 지급된 재난지원금 효과로 소비만 소폭 증가했을 뿐 설비투자, 수출, 취업자 수, 기업자금사정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 제조업은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일부 의약품 제조업을 제외하고 반도체, 화학제품, 디스플레이, 자동차, 철강 등의 업종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면서 해외공장 가동중단, 수출·입과 관련된 원자재·부품 조달 리스크,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성 등 복합적으로 어려움이 겹치면서 제조업의 향후 전망도 흐리다.

대전에서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A업체 관계자는 “내수도 문제지만 해외공장이 셧다운 상태라 납품 자체가 안돼 수출에 타격이 극심하다”며 “정부의 고용지원으로 인력감축은 아직 없지만 현재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8월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인근 업체 중에는 이미 휴업에 들어간 곳도 여러 곳이다”라고 토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서비스업 매출과 소비는 지난 4월 이후 코로나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출 확대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온통대전’ 출시로 의류, 음식료품을 중심으로 소비가 소폭 증가했으나, 지역 내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3분기 서비스업 매출과 소비는 코로나의 전개양상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0.1% 하락으로 나타났으나, 가정내 식재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농축산물의 상승폭이 확대돼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차이를 보였다.

취업자수는 임시일용근로자의 증가폭이 확대됐을 뿐 상용근로자와 자영업자가 감소로 전환되고 무급가족종사자도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지난해 동기대비 감소했다.

김진호 한은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장은 “충청권 2분기 경제상황은 주요 수출국의 경기침체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3분기 전망 역시 지역내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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