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현 총장 취임 100일
존재감 넘치는 대학으로 성장
기본·열정·같이·신명의 청사진
구성원과 공유하며 이뤄나갈 것
외유내강 균형감각 갖춘 ‘소통형 총장’

[충청투데이 김운선 기자] 우석대학교 남천현 총장이 취임 후 100일 동안 보여준 모습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요약된다. 대내외적으로 부드러운 화합과 소통을 이어가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강인한 의지를 보여줬다.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에 부임한 남천현 총장은 팬데믹으로 이어지는 국내외 상황 속에서도 특유의 부드러운 강인함을 앞세워 대학 분위기를 빠르게 안정시켜나갔다. 우석대학교 교수 출신 첫 총장으로 특유의 친화력을 내세운 소통으로 합의를 이끌어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불어 새로운 도약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우석호(號)의 선장으로서 강인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남천현 총장이 20년여 동안 몸담았던 친정으로 15년 만에 돌아와 첫 번째로 던진 화두는 ‘존재감 있는 대학’이다. 남천현 총장을 만나 첫 화두의 의미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100일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35년여 시간을 연구실에서 연구와 교육에 전념해온 학자입니다. 정년을 1년 앞두고 친정인 우석대학교로 돌아온 일은 ‘대반전’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와 가족은 물론, 동료들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반전이 일어난 셈이죠. 지난 100일을 되돌아보면 현안 파악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대학 청사진을 그려나갔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대학 운영이라는 막중한 책무는 ‘연구실에서 했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집중력을 대학에 쏟으면 가능하다’는 확신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그 확신을 새삼 확인하는 시간이었기도 합니다. 앞으로 ‘대반전’으로 주어진 기회를 ‘대성공’으로 이끌어 내며 구성원의 기억 속에 남은 총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총장이 구상하시는 진천캠퍼스의 발전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문은 아니지만,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진천캠퍼스의 지정학적 요건과 비교해 포지션은 나쁘지 않습니다. 앞으로 물류나 교통 등이 계속 확충되면서 지역 전반에 걸쳐 성장과 발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입학생 또한 대부분 수도권 학생들입니다. 당초 목적한 바와 같이 충북지역과 수도권의 기업에서 요구하는 특화 교육을 통해 기업형 인재를 키워낸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많은 소통이 이뤄져야 합니다. 진천과 충북 CEO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최고경영자과정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교과목에 지역 현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강의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진천과 전주캠퍼스에 개설된 99개 강좌에 90여명의 지역 현장 전문가가 참여해 현실적인 강의를 펼쳐 학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습니다. 기업,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학생에게 생생하게 들려주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모든 일은 인위적인 가르침에서 벗어나, 자발적인 배움과 깨우침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야 기본에 충실하고, 열정있게, 그리고 같이하며 신명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석대학교 교수출신 첫 총장으로서의 행보에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그동안 우석대학교 총장님들은 명성이 자자한 분들로 굵직한 족적과 경륜을 갖춘 분들이었습니다. 대학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역대 총장님들 덕분에 ‘명문 사학’이라는 평가와 함께 제2의 창학 정신을 다지며 충북 진천캠퍼스를 설립하는 등 외연을 크게 확장해왔습니다. 이 같은 추동력은 연륜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저변에 깔린 구성원의 이해와 지지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석대학교 교수출신 첫 총장으로서 누구보다도 대학에 대해 잘 알고 내부 사정에 밝습니다. 구성원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 대학발전을 가장 빠르게 이끌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현재 변화는 시작되었으며 그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한 교수님께서 너무 반가워 제 어깨를 탁하고 치셨는데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변화가 제가 바라는 우석대학교 교수 출신 첫 총장을 대하는 모습입니다. 더불어 구성원들에게 자존심과 자부심을 일깨워 ‘우리도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다’라는 변화와 함께한 ‘우리의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우리도 학교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 의미심장합니다.

“구성원과 소통을 하면서 ‘우리 구성원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대학발전에 대한 고민이 깊고 대학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이 넓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구성원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잦게 만나다 보니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구성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우석대학교에서 함께 했던 동료 교수를 비롯해 직원들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예전 생각이 나시는지 총장이 아닌 옛적 동료로 거리낌 없는 대화를 이어가는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구성원들의 고민과 생각을 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대학발전이라면 헌신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우석대학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저의 재임기간인 4년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구성원과의 소통은 화합과 합의를 끌어내고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때로는 고통 분담도 필요하며,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소통과 화합을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주인의식으로 똘똘뭉친 대학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구성원에게 메시지를 통해 이정표를 제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구성원들에게 ‘기본에 충실한 대학, 열정이 있는 대학, 같이하는 대학, 신명나는 대학’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기본과 열정, 같이와 신명을 말씀드렸습니다. 교육의 기초는 기본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는 기본을 밑바탕으로 튼실한 곁가지를 뻗어내야 합니다. 잔기술만 익히다 보면 언젠가는 부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본에 충실한 대학’을 가장 먼저 강조한 이유입니다. 또한 아무리 유능한 사람도 열정이 없으면 오래 가지 못합니다. 때론 능력보다 열정이 우선시 될 수도 있습니다. 열정적인 태도는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래서 ‘열정적인 대학’을 주문했습니다. 더불어 ‘같이하는 대학’입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의 대응을 지켜보며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19를 ‘같이’ 대응했지만 유럽은 ‘같이’의 개념이 우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옅었기에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사실 ‘같이’는 ‘우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우리’라는 개념을 중시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같이’, 즉 ‘우리’가 요구하는 데로 갈 것인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신명나는 대학’은 모든 일에는 신이 나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억지로 하거나 재미없게 하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재미가 있어야 하며, 그 재미의 에너지는 교육을 통해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대학의 위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우석대학교의 항구적인 발전을 위한 해법이 궁금합니다.

“한마디로 ‘존재감이 있는 대학’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구성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충실하게 해내는 것입니다. 실현 불가능한 거창한 목표는 필요치 않습니다. 세상은 하이테크를 갖춘 사람들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서 미들테크, 로우테크의 사람들도 필요로 합니다. 자신의 영역에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일이 중요합니다. 첫 시작은 미흡했더라도 새롭게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성장을 거듭한 동문들 입니다. 원대한 계획을 갖고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학생, 그들이야말로 우석대학교가 항구적인 발전을 이뤄나가는 큰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진천=김운선 기자 kus@cctoday.co.kr

남천현 총장은 소통을 중시하는 외유내강형이다. 지난해 개교 40주년을 맞았던 우석대학교는 지난 3월 그간의 연륜과 자신감을 내세워 우석대학교 교수 출신 첫 총장을 배출했다. 남천현 총장은 역대 여느 총장보다 우석대학교 사정에 밝아 ‘우리의 총장’으로서 구성원의 지지를 받으며 빠르게 결속력을 다져나가고 있다.

남 총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 석사와 박사를 거쳐 1984년부터 2005년까지 우석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5년부터 우석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수원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전산회계학회장, 한국경영학과 부회장, 한국증원금융 경영자문위원 등을 맡기도 했다.

남천현 총장은 “모름지기 교수는 연구실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수 시절 해지기 전까지 연구실 밖을 나서본 적이 없다는 남천현 총장은 시간이 아까워 점심시간도 아까워 매일 매일 도시락을 챙겨갔을 정도로 열정적인 학구파다.

코로나19로 생활관에서 자가격리 중인 중국 유학생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출중한 중국어 실력도 독학으로 연마한 것이다. 2010년 간체자를 읽겠다는 소박한 바람에서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남 총장은 매일 매일 끈질기게 중국어 공부에 매진해 출중한 실력을 갖췄다. 중국 유학생 대상의 강의에서도 영어와 중국어를 넘나들며 수업을 진행했고, 적지 않은 제자들이 중국 대학교수로 진출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진천=김운선 기자 k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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