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미 대전시 복지정책과장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내외 상황이 심상치 않다.

먼저 지난 1월 발생한 코로나19(COVID-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1만 2438명의 확진자와 28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사회 전반에 큰 피해를 끼쳤는데,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섰던 확진자 발생 추이가 수도권 대규모 코로나 감염 발생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비상이 걸렸다.

더운 날씨에 통풍도 되지 않는 방역복을 입고 현장 곳곳에서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공무원들, 그리고 북한의 대남위협에도 흔들림 없이 철통같은 안보태세로 경계 근무를 이어가고 있는 군인들이 있기에 우리는 위기 속에서도 평상시와 같은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광복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한반도는 역사상 유례없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펼쳐졌다.

나라 전체가 전쟁터가 됐으며, 이로 인해 한국군(경찰포함) 62만여 명과 유엔군 15만여 명 등 77만여 명이 전사·부상·실종되는 인명피해를 낳았다. 그리고 당시 1000만여 명이 넘게 발생했던 이산가족들은 아직까지 휴전선 너머 그리운 고향과 가족을 찾지 못하는 생이별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곧 꺼질 것만 같던 운명의 기로에서 우리나라를 지킨 것은 바로 ‘숨겨진 영웅’들이었다.

군인뿐만 아니라 학도의용병과 소년병, 노무단(지게부대) 등 남녀노소 불문하고 나라의 위기 앞에서 일상을 뒤로 한 채 전쟁으로 뛰어들었다. 포탄과 총알이 빗발치는 참화 속에서 사선의 경계를 넘나들며 목숨 바쳐 싸운 이들이 있었기에 나라를 지킬 수 있었고,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여 결국 오늘날 전 세계 경제·문화를 선도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현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70년 전 풍전등화의 위기 앞에서 목숨을 각오하고 싸웠던 ‘숨겨진 영웅’들처럼 지금도 많은 의료진과 공무원, 군인들이 바이러스와 북한의 위협에 의연히 대처하고 있으며, 결국 이들의 활약으로 위기를 극복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던 우리의 역사를 재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며, 25일은 6.25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어려운 시기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숨겨진 영웅’들을 떠올리며, 우리가 처한 위기 또한 슬기롭게 극복할 것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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