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철 세종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장.

이진철 세종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장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면서 생활 피로감이 축적되고 있는 요즘이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세계적 감염병은 사회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하고 있다. 교육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사상 처음으로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했다. ‘등교 개학’은 5월 20일이 돼서야 고3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이루어졌다. 등교 개학도 온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원격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학교 교육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학생들은 정상적인 학습 활동을 하고 있는가? 알다시피 모든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정상적이지 않은 게 정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종시 학교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학교의 분투가 놀라울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교육부를 정점으로 한 중앙통제는 불가피하다. 교육청은 교육부와 학교를 이어주며 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어떤 방침과 지원이든 결국은 학교의 몫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침에 모든 것이 담겨 있을 수 없고 학교와 교사가 현장의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대처해 나갈 수밖에 없다.

낯선 학습 환경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겪는 어려움은 말 할 것도 없지만, 현장 교원들에게 주어진 부담 역시 그 위치 그 상황에 있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스트레스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학교와 교사들은 자율적이고 전문적인 판단 아래 학생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면 수업과 원격 수업이 병행되면서 교육 모형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학교내-학교밖, 온라인-오프라인, 실시간-비실시간, 쌍방향-단방향, 대면-비대면….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 시간, 상호작용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한 모형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학교 교육은 ‘학교내(오프라인)-실시간-쌍방향-대면’ 방식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내주는 숙제는 ‘학교밖-비실시간-단방향-비대면’ 방식인 셈이다. 온라인 수업 역시 다양한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시·공간과 상호작용 방식의 조합을 생각하면 교육 모형은 엄청나게 다양할 수 있다. 디지털 학습환경은 갈수록 진화해 갈 것이다.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육 모형이 등장할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이미 ‘디지털 세대’다.

중요한 것은 ‘고립된 개인’의 학습으로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통과 협업의 과정을 거쳐 테크놀로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며, 연결과 융합이 배제된 상태에서 창의성이 발현될 수 없다. 또한 '관계의 존재'인 인간의 희노애락을 이해하지 않고 어떤 디지털 기술도 개발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컨텐츠의 문화적 향유 또한 불가능할 것이다. 온라인 수업을 경험하면서 교사-학생 상호작용, 학생간 협력 학습 등 미래 교육의 방향에 더욱 주목하게 된다.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일은 교사에게 맡겨진 고유의 과업이다. 학생의 가정 배경, 친구 관계, 심리 상태, 생활 태도, 장래 포부 등 한 인격체로서 학생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교육 활동의 중요성을 새삼 되돌아보게 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학교와 교사는 디지털 학습환경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디지털 환경을 활용하여 갖가지 ‘위험 상황’에 대한 교육적 대응력을 키우는 일은 교육계 모두의 과제이다. 세계화라는 흐름 속에서 지구적 위험 상황을 겪으며 역설적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보루는 결국 국가라는 사실이 명료해졌다. 그리고 학교와 교사의 중요성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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