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어도 안 드는 생리통… ‘심부자궁내막증’ 의심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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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먹어도 안 드는 생리통… ‘심부자궁내막증’ 의심해봐야
  • 선정화 기자
  • 승인 2020년 06월 24일 16시 36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25일 목요일
  •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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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승원 유성선병원 부인암센터 전문의
자궁내막 조직 역류… 골반 복막 등 침투
오래 진행될수록 골반 부위 통증 심해져
심한 생리통·허리 통증·불규칙 출혈 등
여러 증상 나타나지만 특징적 증상 없어
“난임·불임 유발하기도… 지속 관리 필요”
▲ 변승원 유성선병원 부인암센터 전문의.

[충청투데이 선정화 기자] 대부분의 여성들이 매달 찾아오는 생리통이나 생리전증후군을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은 채 치료를 받기 보다는 진통제에 의존해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숙명이라 당연하다는 생각에서다.

심지어 극심한 생리통을 겪는 여성들도 생리가 시작되면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한다.

다만 진통제를 먹어도 시간이 지날 수록 약효가 들지 않고 생리통이 점점 극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서 생리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진통제를 복용하며 넘겨서는 안되는 보다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생리통의 경우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는 것도 문제지만 생리통의 원인이 생리혈 역류로 인한 골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심부자궁내막증이라 한다.

심부자궁내막증 환자들을 괴롭히는 이유는 또 있다.

먼저 증상이 전형적이지 못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 등등 여러 임상과를 돌아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여러 임상과를 거쳐 산부인과까지 다양한 검사를 받았음에도 의사로부터 ‘생리통이라 뚜렷한 원인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

의사가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하면 한편으로 안도할 수 있겠지만 통증이 매우 고통스러운 환자는 더욱 마음이 괴로울 수 밖에 없다.

진단이 되지 않으면 치료를 할 수 없고 이유 없는 고통은 계속 되기 때문이다.

◆심부자궁내막증은 어떤 질환인가?

-자궁 안쪽에 있는 조직을 의미하는 자궁내막 조직이 생리 기간에 난관(나팔관)을 타고 역류하면서 난소, 난관, 직장(항문 쪽에 있는 대장 끝부분) 등 주변 조직에 정착해 복강 내 만성 염증을 일으키면 자궁내막증이 발생한다. 심부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골반 복막, 방광, 요관, 골반신경, 질 상부, 직장근육층 등 깊은 곳까지 침투한 경우다. 자궁내막증이 난소낭종(난소에 물이 찬 혹이 생기는 것) 때문에 발생하면 자궁내막종이라고 한다. 자궁내막증은 오래 진행될수록 골반 부위의 통증이 심해진다. 난임이나 불임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부자궁내막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자궁내막증은 원인이 명확하진 않지만 생리혈 역류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심한 생리통 △허리 통증 △불규칙적 출혈 △다리 저림 △배변통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지만 특징적 증상은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생리통이나 허리 통증이 너무 심해 내원했다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는 환자들이 드물지 않다. 복통이나 설사가 있는 경우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비슷하게 나타난다.

◆진단 및 검사 방법은 어떻게 되는가?

-자궁내막증의 가장 기본적인 검사 방법은 혈액검사지만, 보통 영상 검사를 함께 실시한다. 가장 흔한 검사가 질 초음파 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다.

질 초음파 검사는 통증이 없고 간편하며, 일반적으로 난소의 자궁내막종 발견을 위해 사용한다. 심도 있는 골반 진찰을 함께 할 경우 질, 직장, 방광, 자궁천골인대의 심부자궁내막증을 감별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골반 복막 및 골반신경 부위의 심부자궁내막증은 MRI 검사로 관찰 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조직의 침범 범위가 크지 않으면 통증 완화를 치료 목표로 한다. 임신 계획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임신을 시도할 것을 권유한다. △진통제로 조절되지 않는 극심한 통증이 있고, △골반신경이 눌리는 압박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다른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난임 환자의 경우엔 복강경으로 자궁내막증 조직을 골반신경까지 박리해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직장의 근육층, 방광, 요관을 침범한 경우엔 장 일부를 절제한 뒤 문합하는 수술을 할 수 있다.

증상이 매우 심하며 추후 임신 계획이 없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 자궁이나 난소를 제거하는 근치적 수술을 실시하기도 한다. 침투된 조직의 범위가 넓을수록 수술이 어려워지므로 수술을 받는 시기도 중요하다. 첫 수술 시 복강 내 퍼져 있는 자궁내막증 조직을 얼마나 잘 제거하느냐가 추후 재발률에 영향을 미친다.

변승원 유성선병원 부인암센터 전문의는 “더 심각해지기 전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생리통으로 힘든 가임기 여성이라면 절대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자궁의 건강과 불임 예방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선정화 기자 sjh@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