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셔 보세요"·"발라 드릴게요"…시식·호객행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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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셔 보세요"·"발라 드릴게요"…시식·호객행위 여전
  • 이심건 기자
  • 승인 2020년 06월 23일 19시 2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24일 수요일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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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스크 내린 채 음식 시식 하고 화장품 테스트 받으며 밀접접촉
거리두기 권고사항 강제성 없어…전문가들 "매대 운영 중단해야"

23일 오전 대전의 한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도 시식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이심건 기자
23일 오전 대전의 한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도 시식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이심건 기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한번 드셔 보세요." 

대전시가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당부하고 난 뒤 23일 오전 11시경 대전 둔산동의 한 대형마트 식료품 코너.

판매 직원이 큰 소리로 ‘김치 절반 할인’을 외치자 1분도 되지 않아 고객 5명이 시식대 앞으로 몰렸다.

2m 남짓한 통로에 다닥다닥 줄을 선 고객들은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린 채 음식을 맛봤다. 가족끼리 온 고객들은 "한번 먹어 봐"라며 "이거 사자"고 음식을 서로 먹여주기도 했다.

고강도 생활 속 거리 두기 기간임에도 대형마트의 시식대는 사람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대전 시내 대형마트를 방문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개한 생활 방역 세부지침 실태를 확인한 결과 시식·테스트 코너 운영 중단 및 최소화, 비말(튀거나 날아올라 흩어지는 물거품)이 튈 수 있는 호객 행위 자제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가 지역사회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시식행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신제품을 홍보하는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쇼핑객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의 호객 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 확산 우려가 여전한 데도 시식행사는 물론 여기저기서 큰소리로 가격 할인을 알리는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이어졌다. 

주부 박 모(47·대전 서구) 씨는 "방역당국에서 시식행사 중단 권고를 내렸다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다"면서 "고기와 생선 등을 싸게 사가라고 직원들이 매달리는데 솔직히 너무 불편했다"고 말했다. 

시식 코너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타난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7일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지침(2판)'에서 대형 시설에 대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등에 종사하는 책임자는 시식 및 화장품 테스트 코너 운영을 중단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 다만 지침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각 사업장 재량으로 운영된다.

백화점 화장품 코너에서도 손님과 고객이 밀접 접촉하는 '화장품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대전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 놓인 화장대에선 직원들에게 직접 화장품 테스트를 받는 고객이 많았다. 직원들은 화장대 앞에 앉은 고객의 마스크를 내린 뒤 입술에 립스틱을 칠했다. 얼굴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며 색조를 입히는 메이크업 특성상 직원과 고객 사이의 간격은 20㎝에 불과했다. 

직원 A 씨는 "고객들이 먼저 테스트를 요구하는데 직원이 거절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식대나 화장품 테스트 매대 운영을 중단하거나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의 한 감염내과 의사는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대형 백화점과 마트는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