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정민혜 기자] 6·25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피난민을 학살한 단양 곡계굴 사건이 24일 다큐멘터리로 재조명된다.

23일 군에 따르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KBS청주에서 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그날 곡계굴’은 24일 저녁 7시 40분부터 50분간 방영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곡계굴 사건은 1951년 1월 7일 인민군이 피난민 대열에 위장해 합류할 것을 우려한 미군이 가곡면 향산리 도로를 탱크로 봉쇄하면서 시작됐다.

도로 봉쇄로 다른 지역으로 피신이 어려웠던 피난민들은 자구책으로 곡계굴로 피신했다.

그러나 미군은 1월 20일 전투기를 동원해 곡계굴을 폭격하고 굴 밖으로 뛰쳐나온 피난민들에게 기총 사격을 가해 360여 명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됐다.

이렇게 영춘면 상리마을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아군이라고 믿었던 미군의 공격에 목숨을 잃은 ‘그날’에 대한 진실과 69년이 지나도록 생존자와 유족들에게 끝나지 않는 ‘마음의 전쟁’ 같은 이야기들을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영상 속 마을의 한 주민은 “한 마을에 이집 저집이 같은 날 동시에 제사를 맞게 되는 것은 슬픔과 공포의 역사다”며 “같은 날 제사를 지내온 지가 벌써 올해로 69년째를 맞았다”고 한탄했다.

곡계굴 희생자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됨에 따라 유족의 명예회복과 보상 문제 해결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속도를 내길 기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노력하겠다”면서 “유해 매장지 주변 자연재해와 개간활동으로 현장 보존의 어려움이 계속됨에 따라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 추진을 충북도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당시 숨진 민간인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한 위령제를 매년 지내고 있다.

지난 1월에도 곡계굴 위령비 광장에서 ‘제69주기 단양곡계굴 합동위령제’가 진행됐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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