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호 목원대 융합컴퓨터미디어학부 교수

많은 전문가들은 미래 사회가 탈 경계, 초 연결, 융합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하면서 세상의 모든 사물이 사람과 연결돼 보다 스마트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소위 Triple S(Smart, Security, Sustainable)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 예측한다. IT 기술을 전공하고 있는 필자도 ICBM 핵심기술과 CPND의 실증 구현되면 미래사회는 충분히 그렇게 진화할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인류는 코로나19로 명명된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며,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 상태는 단 시간에 인류의 산업경제를 마비시키고 생활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인류 역사상 팬데믹 규모의 질병으로는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한 급성 열성 전염병으로 50년간 유럽전체 인구의 40% 정도를 희생시킨 ‘흑사병’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1918년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2500만~ 5000만 명의 목숨이 희생돼 페스트보다도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 독감’과 1968년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홍콩독감’등이 그 사례이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전 세계는 경제·사회·문화적으로 전례 없는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 질병과 빈곤, 환경오염과 교육격차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한 의도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비대면 경제, 자동화, 리질리언스 등 넥스트 노멀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좋은 영향력까지 고민해야 해야 할 시점이다.

미래사회의 모습은 인간이 과학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인간중심 혹은 자본중심)에 따라 결정된다. 사회 문화적으로 시장 중심적 체계를 우선하는 국가는 생산성과 이윤 극대화를 위해 인간보다 지능화·무인화 기계를 선택할 것이다. 따라서, 펜데믹 선언 이후는 세계 각국에서 감염병의 진단·방역·치료 등, 공중보건의 업무 위기를 넘어서 경제·사회분야의 재난관리 정책과 인권존중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그리스의 서사시인 호메르스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묻는다. 그는 진정으로 참된 인간이 된다는 것은 고통을 견디어 내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2800여 년 전, 한 인간이 고뇌했던 질문이 스마트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모범답안을 고민하는 현재의 우리를 향한 서사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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