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문의 빗발…풍선효과 우려

[충청투데이 전종규 기자] 수도권과 대전·청주 등 지방대도시를 규제지역으로 확대, 지정하는 6·17부동산대책이 나오자 천안과 아산지역 부동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규제를 피해 비규제지역으로 투기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있다. 천안과 아산은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도권(일부제외)과 청주·세종시에 둘러쌓인 핵심 비규제지역으로 투기꾼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충청투데이가 6·17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정보업체 '호갱노노'에 방문자 추이를 분석한 결과, 17~18일 양일간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천안시 불당동과 성성동 등 서부권 지역의 검색량이 가장 많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해 천안 신불당을 중심으로 서부권에 불었던 아파트 투기열풍이 또다시 재현될 것으로 보고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같은 투기열풍은 외지 갭투자 꾼들과 투기 분위기에 편승한 현지투자자들이 가세해 일어난 거품현상으로 보고있다.

이들 투기세력은 공격적이고 자극적이어서 갭이 작거나 조건만 맞으면 실물도 보지 않는 ‘묻지마’투자도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당동의 A공인중개사는 "정부발표를 예상한 듯 이미 6·17 대책발표 수 일전부터 매수 문의가 빗발쳤다"며 "물건(매물)이 끊기자 계약을 맺은 물건에 수 천만원을 얹어서 매입에 나서서 계약을 깨버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천안시내 아파트전경. 연합뉴스
사진 = 천안시내 아파트전경. 연합뉴스

백석동의 B공인중개사는 "투자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분위기보다 더 심상치 않다”며 “여기에 천안과 아산이 조만간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란 말들이 나돌면서 그 전에 물건을 잡아놓겠다는 투자자들의 심리까지 가세해 ‘묻지마식’ 매수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투기는 지역 부동산시장에 비정상적 시세가 형성돼 내집 마련의 꿈을 안고있는 실수요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말 전개된 부동산 광풍으로 천안 서부권 특정지역은 사상 유례없는 아파트 값 폭등세를 기록했다. 이른바 신불당 지역 일부 아파트는 불과 2년새 100%가 넘게 치솟았고 성성 백석동 등 서부지역에 지은지 3년 안팎의 아파트들도 1년새 최소 50%이상 올랐다.

2017년 4억 5000만원에 분양한 신불당 A아파트 43평의 경우 지난해 11월 10억원에 매매됐다. 불과 2년새에 5억 5000만원이 폭등했다.  기존아파트의 폭등은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천안 성성·청당지구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분양업체들은 1200만~1300만원대의 고분양가를 제시할 것이란 말들이 급속히 퍼지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성성지구에서 불과 3년여 전 청약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700만~800만원대였다.

아산지역 역시 탕정·배방지역을 중심으로 2억∼3억원대 소형 아파트에 대한 매물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이 투기열풍을 잠재울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에서 천안시와 아산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공공택지와는 달리 민간택지 안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가심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민간서 책정한 고분양가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는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집자 공급승인 절차과정에서 아파트 조성원가를 면밀히 살펴서 적정한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강하게 권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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