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K-water 환경본부장

최근 기후는 일상생활에서도 쉽사리 느껴질 만큼 급하게 변하고 있다. 찌는 듯한 무더위도 그러려니와, 장마답지 않은 장마, 하지만 때로는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폭우 등 이제는 불안함과 위기감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우리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퍼붓듯이 쏟아지는 폭우는 아스팔트로 채워진 도시에 홍수를 만들기도 하고, 댐 상류에서는 비와 함께 많은 오염물질을 댐으로 옮겨놓기도 한다.

예전에는 대부분 산림지역이었던 댐 상류 유역도 지금은 고랭지 농업, 자동화된 축산시설 등 농·축산업계의 성장과 더불어 다양한 용도로 토지가 이용되고 있다. 도시뿐 아니라, 전 국토에 걸쳐 성장이 이루어지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도시지역에서의 오염원 관리만으로는 건강한 환경을 지켜나갈 수 없게 되었으며, 비도시지역인 농촌, 산간지역에서도 변화하는 기후와 환경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

특히 댐 상류 지역의 토지를 활발하게 이용하게 되면서 농·축산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 되는 비료, 축분 등의 다양한 오염물질들은 강우와 함께 우리의 상수원으로 유입되고, 이렇게 유입된 오염물질은 여름철이면 녹조를 발생시키고, 오염을 가중시켜,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갈수록 엄격하게 요구되는 국민 물 복지 향상과 상수원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수질오염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강우 유출 오염물질을 제어하는 유역의 오염원 관리가 필요하게 된 이유이다.

효과적인 유역 오염원 관리를 위해서는 오염원 관리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주체와 오염원을 효과 있게 저감 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 정부나 지자체, K-water 등 공공기관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나가던 기존의 오염원 관리 방식에서 이제는 보다 효과적인 저감을 위해 지역사회 주민과 함께하는 오염원 관리가 절실하게 되었다. 특히, 댐 상류 지역의 경우는 이 지역의 토지 이용이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을 우선 생각하여, 보다 건강한 환경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적정량의 비료를 사용하고, 마을 하천의 불법 투기를 함께 감시하고 정화하는 등의 주민참여 활동에 지역 주민들께서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한다. 축산농가에서 발생 되는 가축분뇨도 적극적으로 수거하여 퇴비화나 에너지화하여 지역의 오염원도 덜어내고, 농가 소득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운영되는 것도 필요하다. 최근 댐 상류 지역을 중심으로 축분 자원화 센터 등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으니, 이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더불어 환경부와 K-water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에 걸쳐 대청호 상류 유역에 앞서 이야기했던 사업들을 포함하고 있는 '상수원 상류 유역 거점형 오염저감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상수원 상류 오염원 및 수질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하여 오염원의 종류와 발생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오염저감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논에는 배수량을 조절하는 장치인 물꼬 조절 장치를 설치하고 비에 쉽게 씻겨 내려가지 않는 완효성 비료를 보급하며, 축사에는 축분이 비에 씻겨 내려가지 않도록 비가림 퇴비사도 지원하고자 한다. 이러한 효과 좋은 다양한 사업들은 모두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의 거버넌스를 통해 진행하여 지속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또한 지역 거버넌스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이나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컨설팅도 제공하고자 한다.

이제는 건강한 환경, 건강한 지구를 위한 댐 상류 유역의 오염원 관리에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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