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범림 대전시상인연합회 회장

요즘 지역신문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 속에 연일 각 시·군을 쫓아다니며 장학금을 전달하는 회사가 있다. 우리 지역 소주를 생산하는 향토기업 맥키스컴퍼니다. 지난해 대전·세종·충남 각 시·군과 약속한 지역인재육성장학금 지급에 대한 첫 이행으로 그 금액이 총 3억 800여만 원이나 된다.

내용인즉슨 대전·세종·충남 각 시·군에서 판매되는 지역 소주 이제우린 1병당 5원을 적립해 지역인재육성장학금으로 10년간 40억 지급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회사가 하는 일을 들여다보면 소주회사가 대덕구에 위치한 계족산 임도에 황토를 사다가 황톳길을 조성하고, 십 수년째 관리해 맨발 걷기 좋은 길로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숲 속으로 피아노와 성악가들을 불러 모아 '뻔뻔한클래식'이라는 숲 속 음악회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 소주의 별난 노력으로 계족산 황톳길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됐고, 2019년에는 전국 걷기 좋은 길 8위로 올라섰다.

이뿐인가. 소주회사에서 벌이는 별난 일이 또 있다.

매년 5월 계족산 황톳길에서 전국 유일의 맨발축제를 열고, 새해 첫날 1월 1일 11시 11분 11초에 갑천변을 맨몸(상의탈의, 여성 민소매)으로 달리며 새해 의지를 다지는 맨몸 마라톤까지 주최해 노잼 도시라 불리는 대전을 재밌게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소주회사가 참 별의 별일을 다한다.

이 회사의 오너인 조웅래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 때 이런 얘기들을 자주 사용해왔다.

"소주회사라고 소주만 팔라는 법 있습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고, 사람과 자연을 잇고, 사람과 예술을 잇는 일들을 벌이다 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 자꾸 새로운 일들을 벌이게 됩니다".

맞다! 이런 회사도 있어야 한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 하지만, 모든 회사가 이윤만 추구한다면 이 사회가 얼마나 적막할 것이며, 사람 사는 맛도 없을 것이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지역기업과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어마어마하다. 이 별난 지역 소주회사 또한 주력 생산품이 소주이기에 엄청난 매출 하락으로, 창사 47년 만에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었다.

아직 올해가 절반 정도 남았지만, 내년 이맘때 대전·세종·충남 각 시·군에 지급될 장학금의 액수가 얼마나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작년도 지역 내 점유율이 50% 정도 되니까, 아직 희망은 있다고 본다. 나머지 50% 지역민들이 술자리에서 기왕 마시는 거 지역 소주를 찾아주면 된다. 그리고 이 소주회사가 지역에서 별의 별일을 더 할 수 있게 힘내라고, 우리도 식당에서 별난 응원의 목소리로 답해보면 어떨까? "사장님 린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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