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하모니카를 찾아서'. 천년의 시작 제공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당신은 절대고독의 암실을 가지고 있는가.

자신만의 암실에서 어떤 심연을 이끌어내고 있는가.

이강산 시인이 천년의 시작의 시작시인선 0330 시집 ‘하모니카를 찾아서’를 펴냈다.

일상의 흔한 풍경에서 존재의 심연을 발견하는 견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준다.

존재론적 탐구의 대상은 존재의 시원을 의미하는 고향이며 근원적 고향을 상실해 정처 없이 떠도는 시적 화자를 순례자나 방랑자의 모습으로 그린다.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욕망이 무의 세계로 환원되는 순간 삶과 죽음은 결코 별개의 차원으로 분리시킬 수 없는 동시적 현존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능케 한다.

찰나에서 영원을 포착하는 사진가처럼 시의 언어를 통해 존재론적 시원으로 회귀하는 순간을 담아내는 것이다.

추천사를 쓴 이원규 시인의 말처럼 저자는 상투적인 빛과의 단절을 통해 새로운 통정을 꿈꾼다.

그러면서 문장은 빛나고 시의 농도는 더 웅숭깊어진다.

저자는 ‘외로워야 먼 길이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먼 길이 가까워지면 그제야 찾아갈 사람이 보이게 된다.

혹여나 지금 고독의 암실에서 외로움에 휩싸여 있더라도 괘념치 말길.

그만큼 길은 당신에게 한 뼘 더 가까워졌다.

전체 120쪽, 정가 1만원이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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