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미니시리즈 진검승부…"파격 편성보다 중요한 건 콘텐츠" 지적도

▲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M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7월부터 지상파 3사 평일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이 오후 9시 30분께로 통일된다. 밤 9시, 9시 30분, 10시 등 제각각이었던 방송 시간이 하나로 통일되면서 콘텐츠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12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는 다음 달 1일 전파를 타는 수목극 '출사표'와 6일 시작하는 월화극 '그놈이 그놈이다' 방송 시간을 조정한다.

K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마지막까지 밤 10시 시간대를 고수하고 있었지만, 다음 달부턴 이들 드라마를 종전보다 30분 앞당긴 밤 9시 30분에 방송할 예정이다.

지난해 여름 '밤 9시 드라마 시대'를 천명하며 가장 먼저 평일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대를 옮긴 MBC도 이달 개편에서 방영 예정 수목극 '미쓰리는 알고 있다'를 평소보다 30분 늦춰 밤 9시 30분에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C는 월화극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오후 9시 30분에, 수목극 '꼰대인턴'은 오후 8시 55분에 방송하고 있었지만 7월부턴 주중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이 통일되는 것이다.

SBS도 올해 초 '낭만닥터 김사부2'부터 기존 지상파 드라마 시간대보다 20분 이른 밤 9시 40분으로 이동한 기조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대개 드라마 편성을 변경하는 배경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안착에 따른 시청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한 것을 꼽는다.

퇴근 시간도 빨라지면서 TV를 보는 시간도 자연스레 앞당겨졌기 때문에 시간대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방송가에선 지상파들의 방송 시간 변경은 밤 9시 시간대를 '선점'한 종편 JTBC와 케이블 tvN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tvN은 지난 3월부터 "콘텐츠별 특성에 맞는 유연한 편성 전략이 필요하다"며 월화드라마를 밤 9시로 전진 배치했고, JTBC는 넷플릭스를 등에 업고 밤 9시 30분 수목드라마 블록을 신설하며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처럼 방송사들의 '파격 편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 경쟁력이라는 지적이 인다.

공희정 평론가는 "시청자들의 시청 행태가 하나로 모이지 않는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방송사들이 어떻게든 시청자를 잡기 위해 편성을 실험하고 있다. 예전엔 편성이 봄, 가을 두 번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수시로 바뀐다"며 "융통성 있는 편성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지난달 발행한 노동조합지에서 "콘텐츠 전략 없는 편성 전략은 공허하다"며 "파격 편성이라는 충격 요법이 남발되어선 안 된다. 파격이 반복되고 일상화된다면 그것은 파격이 아니라 '불안정성'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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