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두차례 협상에도 합의 불발본회의 개의… 박 의장 결단 주목
투표강행시 野 국회보이콧 전망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선택의 시간’에 놓여있다.

여야 협상이 최대 쟁점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몫을 놓고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가운데 본회의 의사 권한을 쥔 박 의장의 결단이 주목된다.

여야 지도부는 11일 두 차례에 걸쳐 협상을 이어갔으나 법사위원장 배분을 놓고 또다시 평행선을 달렸다.

박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의장으로서는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나면서까지 협상의 기회를 충분히 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로 예정됐던 상임위 구성을 한 차례 미룬 만큼 여야에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의미다. 이는 박 의장의 결단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12일 여당 단독으로 개원이 강행되고 최대 쟁점인 상임위 배분이 여야 합의 없이 여당 단독으로 18개 위원장 전체가 여당 몫으로 구성될 경우 향후 정국 경색도 불가피할 전망이다.성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압도적인 의석을 얻은 만큼, 집권 여당이 책임있게 정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법사위를 비롯한 주요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뺏기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통합당은 법사위가 체계·자구심사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여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기존의 관례대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날 양당은 40분 가량 진행된 회동을 빈손으로 마무리했다. 양측 모두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막판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박 의장이 12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투표를 강행할지 미지수란 전망도 나온다.

표결을 강행할 경우 향후 여야 경색 국면이 본격화해 야당의 국회 보이콧 등 입법 활동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코로나19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및 후속법안 심사·처리 지연도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박 의장과 통화에서 "박 의장은 의회주의자로 중재와 소통을 잘하시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라며 "국회 개원을 앞두고 초기 진통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서 원만하게 출발하길 바란다. 이것이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박 의장에게 '중재'와 '소통'을 강조하면서 '진통 해결'을 주문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 선거를 먼저 실시할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모든 건 다 열려있다"고 말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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