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랩 대전 첫 주자, 김덕한 작가
20여년간 옻칠 작업…관련 공부도
30일까지 ‘시간을 탐닉하라’ 展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쌓아 올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들여다보는 것은 작가로서의 사명감이에요.”

9일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이응노미술관 M2프로젝트룸에서 2020 아트랩대전이 시작됐다. 아트랩대전은 대전지역 청년예술가들에게 회화와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시각예술분야를 적극 지원하고자 2017년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이번 아트랩대전의 첫 주자는 ‘도전’이라는 단어가 제 옷 같은 김덕한<사진> 작가다.

‘시간을 탐닉하라’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전통 도료인 옻칠을 주재료로 작업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수차례 옻칠을 칠하고 거친 사포부터 고운 사포까지 수장을 바꿔가며 밀도의 차이가 미세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갈아서 속을 들여다본 결과물이다.

김 작가는 “옻칠은 옛날부터 어떤 기물에 옷을 입듯 덧입혀진다는 뜻에서 ‘옷’으로 불리기도 했다”면서 “원초적으로 살집을 내서 진액을 뺀 수액을 칠하고 입히고 기물을 만드는 행위 자체가 인간의 뼈대 위에 근육을 붙이고 피를 돌게 하고 살을 붙이는 것과 비슷해 옻칠이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20여 년간 옻칠 작업을 해왔고 대학원에서 문화재 관련 공부를 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묵묵히 전통 도구인 옻칠을 가지고 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독특하고 신선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2017년 파리 이응노 개인전에서 ‘군상’을 보고 깊은 감흥을 얻었다”며 “낯선 이방인으로 원칙적인 신념을 버리지 않고 전통적인 재료로 현대적인 회화를 했던 점을 따라가고 싶었다”고 아트랩대전의 참여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전시를 찾는 관객들에게는 “여러 개 나열돼 있는 이미지 속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보는 게 제일 재밌을 것 같다”며 “마음에 든다면 왜 마음에 드는지 한 번 더 생각하고 이 색감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탐구해봐도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트랩대전 김덕한 작가의 전시는 30일까지 열린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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