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시민들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경남 창녕에서 유사 사건이 또 일어났다.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발견된 9세 여아가 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학대를 당한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드러난 것이다. 이 어린이는 발견 당시 몸에 멍자국과 함께 손가락은 화상을 입는 등 심한 상처가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어린이로부터 자신의 계부가 프라이팬으로 손가락을 지졌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쯤대면 학대가 아니라 고문에 가깝다.

앞서 천안에서는 9살 어린이가 계모에 의해 가로 44㎝·세로 60㎝ 크기의 여행용가방에 감금됐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계모는 어린이를 가방 속에 가두고 3시간가량 외출을 하는 악행을 서슴지 않았다. 이 사건과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 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이 올라오자마자 5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 서명할 정도로 아동학대 근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아동학대가 훨씬 많다는 점이다. 대전지역에서 올해 신고 된 아동학대 건수만 60건에 달한다. 아동학대는 주로 가정 내에서 발생해 은폐되는 경향이 있다. 학대 피해자들이 어리다보니 스스로 신고하기도 힘들다.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나 뾰족한 대안을 찾기가 힘든 형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천안 어린이 학대 사망 사건과 관련 "위기의 아동을 사전에 확인하는 제도가 잘 작동되는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천안 아동학대 사망사건에서 보듯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어린이를 구했을지도 모른다. 이 어린이는 사망사고가 있기 전인 지난달 5일에도 머리가 찢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학대 정황이 충분했지만 이후 조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동학대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예방교육 강화와 함께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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