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해안으로 밀입국 한 중국인들이 속속 검거되면서 밀입국 루트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소형 보트를 이용한 중국인들의 밀입국에 해안경계가 뻥 뚫린 것으로 밝혀졌다. 불과 한 달 남짓 사이에 중국인 10여명이 태안 해안으로 밀입국했는데 군과 해경은 주민신고가 들어오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해상경계와 초동대응이 허술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해안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겠다.

산둥성 웨이하이-태안 서해 뱃길이 밀입국 통로였다. 중국인 밀입국자 8명은 지난달 20일 1.5t급 레저보트를 타고 웨이하이를 출발해 다음날 오전 태안군 의항리 방파제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군 감시망에 10여 차례 포착됐지만 군은 밀입국 보트로 특정하지 못했다. 앞서 4월 20일 같은 지역 해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도 밀입국자 2명이 검거된 뒤에야 뒤늦게 밀입국용 보트였음이 드러났다. 이 지역에서 며칠 간격을 두고 3척의 보트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웨이하이-태안 뱃길이 공식 밀입국 통로였을 가능성이 높다.

밀입국에 이용한 보트를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치웠더라면 밀입국 사실이 탄로 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웨이하이-태안 뱃길은 거리가 가까워 밀입국이 용이하다고 한다. 코로나19사태로 하늘길이 막히자 이 루트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인들은 경찰조사에서 불법 취업을 위해 밀입국했다고 밝혔다. 불법취업도 문제지만 도피 중 범죄라도 저지른다면 보통일이 아니다. 아직 붙잡지 못한 밀입국자도 속히 검거해야한다.

더는 밀입국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양간을 단단히 고쳐야겠다. 이제까지의 밀입국 대응 과정을 점검해보고 보완할 부분은 즉시 고쳐야 한다. 이번 밀입국 사건은 주민들의 신고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군·경은 주민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경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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