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하늘 두쪽나도 본회의” 재차 압박… ‘단독개원’도 불사
통합, 등원거부 시사하며 맞불 상임위 등 원구성 기싸움 치열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 본회의를 열고 차기 국회의장단으로 내정된 박병석 국회의장(6선·대전 서구을·사진)과 김상희 국회부의장을 반드시 선출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에서 본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국회의장단 선출 법정시한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재차 압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통합당과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통합당 몫의 국회부의장을 제외한 민주당 몫 의장단을 먼저 선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예정대로 민주당 몫의 의장단 선출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의장단 선출 시한을 하루 앞둔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내일(5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며 “어떤 장애도 새로운 국회를 향한 전진을 막지 못할 것이다. 통합당이 조건 없이 내일 본회의에 참석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통합당은 등원 거부를 시사하며 맞대응했다.

21대 국회 첫 국회의장 후보로 사실상 추대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 첫 국회의장 후보로 사실상 추대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177석 슈퍼 여당의 독주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등원 거부를 논의했다.

의총에 참석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성급한 마음이 들더라도 인내를 갖고 끝까지 협상을 하면서 저항을 하는 게 현명하다”며 사실상 전면전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주의 억압 시절에도 국회에서는 일정한 관행을 가지고 여야 간 합의를 통해 모든 게 이뤄졌다”며 단독 개원을 밀어붙이고 있는 여당을 비판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일방적으로 의장단 선출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한다”며 “의장단 일방적 선출 후 상임위원장도 자신들이 모두 가져가겠다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개원사를 보면 67년 7월 10일 무려 43년 전에 한 차례 단독 개원이 있었다. 당시 신민당이 선거 부정을 문제 삼으며 아예 등원을 거부했을 때로 매우 이례적이었다”며 상황이 다름을 강조했다.

통합당이 등원 거부를 시사한 건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 협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4년간 이어질 21대 국회 주도권 싸움에서도 통합당이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통합당이 불참하는 ‘반쪽 개원’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초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21대 국회 첫 개원연설은 연기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개원 연설은 여야간 협상이 마무리된 뒤 전 국회의원이 등원하는 시점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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