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전 ‘붓 끝에서 노니는 두 사상가’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함축된 몇 줄의 글에서 감명을 얻는다.
유영모와 함석헌 두 사상가의 시를 붓으로 쓴 전시가 열린다.
김조년 한남대 명예교수의 ‘붓 끝에서 노니는 두 사상가’ 붓글씨전이다.
두 사상가의 시형식을 보면 차이가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속 알맹이로 보면 같은 느낌이다.
둘 다 사상시이며 종교시고 생활시다.
어느 누구의 시나 글이나 한 줄 한 말 속에 그의 철학과 믿음체계를 나타내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두 사상가의 것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무엇 한 가지를 말하나 자연과 우주와 인생과 종교와 역사와 사회와 지금과 영원이 하나로 뭉쳐서 나온다.
한 사상가의 시는 짧고 단촐하다.
다른 사상가의 시는 가끔 길고 복잡하다.
짧은 시를 읽을 때는 날카로운 칼끝으로 콕 찌르는 듯한 아픈 깨달음을 준다.
긴 시를 만날 때는 홍수가 져서 범람하는 장강의 도도한 흐름을 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시들을 깊이 음미해보면 ‘인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고 역사와 사회는 이렇게 흐르는 것이구나’ 깨닫게 한다.
‘붓 끝에서 노니는 두 사상가’ 붓글씨전은 대전 NGO 지원센터에서 이달 12일까지 진행된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