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택열 대전시 도시재생주택본부장.

류택열 대전시 도시재생주택본부장

코로나19(이하 코로나)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 우리의 삶은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라틴어로 ‘류관(corona)’이란 뜻을 가진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름처럼 왕관 모양을 하고 있다.

동그란 몸에 사방으로 뾰족뾰족한 돌기가 나있고, 이 돌기로 숙주 세포에 달라붙어 전파된다.

코로나는 그렇게 무서운 전염력으로 우리 일상을 삽시간에 바꿔 놓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언택트)이 ‘생활’이 되었고 금(金)스크, 집콕족, 코로나블루와 같은 신조어들도 생겨났다.

물론 끝이 보이지 않던 바이러스와의 악전고투(惡戰苦鬪)에도 끝은 보였다.

국가의 위기대응력은 빛났고 보건의료시스템의 수준은 높았으며 시민들은 방역규칙을 잘 지켜줬다.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한국인의 근성도 여지없이 작동됐다.

사재기로 마트의 물건이 동나는 외국사례와는 대조적으로 우리 국민들은 위기상황에도 침착했고,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마스크를 기부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이런 공동체의식이야말로 위기를 극복해내는 진정한 힘이고, 한국이 ‘K-방역’이라 불리며 세계의 호평을 받는 원동력이다.

각고의 노력으로 코로나에서 승기(勝機)를 잡아가지만 어쩌면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인지도 모른다.

후폭풍으로 불어 닥친 경제위기 상황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 서비스업은 물론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산업·전분야에서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말 그대로 ‘경제 전시상황’이다.

그렇지만 경기비관론에 빠져있기엔 아직 이르다.

기세등등한 코로나의 팽창을 함께 막아낸 것처럼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관이 함께 나서 경기회복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행정의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위기상황에서는 적극행정과 과감한 규제혁신이 필요하다.

대규모 도시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스마트시티 연구개발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 감염자 역학조사 절차를 자동화한 시스템을 개발한 국토교통부의 사례가 좋은 예이다.

시스템 개발로 24시간 이상 소요된 확진자 동선을 10분내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시도 지난 4월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간 건설부문에 행정절차 기간을 단축하는 ‘사전컨설팅제’를 적극 도입했다.

일선 행정현장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복잡한 행정절차 이행, 또 규정이나 지침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 같은 어려움을 선제적으로 해결하고자 사업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분야별 전문가와의 컨설팅을 통해 돕는 것이 바로 사전컨설팅제다.

때문에 사업시행자 입장에서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아직 시행 2개월이 채 되지 않은 기간임에도 재개발·재건축사업 등 30여건의 사업이 사전컨설팅을 통해 관계 부서간 협의를 마쳤고, 심의와 협의에 소요되는 기간이 3~4개월 단축되는 결실을 맺은 것을 보면 앞으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삽시간에 세계 2위의 코로나 감염국이 되었을 때 대한민국이 슬기롭게 방역문제를 해결하고 세계의 방역 표준국가가 된다는 시나리오는 없었다.

여러 사회지표, 경제지수들이 앞으로 힘든 상황이 올 것을 예고하지만 우리의 일상을 복원하기 위해서 우리는 암중모색(暗中摸索)의 마음가짐으로 답을 찾아 나가야 한다.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해 모두가 슬기롭게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한다면, 그때 또다시,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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