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생활 반경 좁은 노인들 코로나 경로당 폐쇄로 '우울감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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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 생활 반경 좁은 노인들 코로나 경로당 폐쇄로 '우울감 주의보'
  • 박혜연 기자
  • 승인 2020년 06월 03일 18시 3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6월 04일 목요일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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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세종 경로당 7012개 모두 문 닫아…사회접촉 차단 돼
"사람 사는 것 같지 않아…" 호소, 외로움·불안감 극심…관심 필요

3일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장기화로 굳게 닫혀있는 경로당 문 앞. 사진=박혜연 기자
3일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장기화로 굳게 닫혀있는 경로당 문 앞. 사진=박혜연 기자

[충청투데이 박혜연 기자] “이게 어떻게 사람 삶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3일 오전 10시경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한 노인 경로당.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지역전파 차단을 위해 ‘잠정폐쇄’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경로당 문이 굳건히 잠겨 있었다. 현재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전 경로당 824개소, 충남 5692개소, 세종 496개소가 모두 문 닫은 상황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계층으로 노인이 지목된 만큼 이들이 집합해 모여있을 장소를 차단하며 코로나 감염 예방을 하기 위한 이유에서다.

이로인해 노인들은 경로당 한자리에 모여 함께 대화를 나누거나 밥을 만들어 먹는 등의 행복한 일상까지 멈추게 됐다.

오전 10시 30분경 송촌동 한 아파트 사이로 지팡이를 들고 천천히 산책을 하며 근처 공원을 배회하는 어르신도 있었다. 혹시나 인파가 많은 곳을 갔다가 감염될까 염려하며 정해진 짧은 반경만을 왔다갔다 하는 모습도 그려졌다. 또 가만히 정처없이 아파트 앞 벤치에 앉아 혼자 하늘만을 바라보던 김모(83) 할머니도 볼 수 있었다.

김 씨는 “가족들 다 나가고 집에 혼자 있다보니 우울하고 기력도 없어서 집 앞이라도 바람 쐬러 잠깐 나온다”며 “우리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은 젊은이처럼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연락 방법도 없어서 코로나 이후에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른다. 잘 살아있는지… 뭐하고 지내는지도 궁금하다”고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심경을 토로했다.

또 다른 노인 이모(74) 할아버지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씨는 “몸이 아픈 것보다 무서운 게 사회랑 동떨어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며 “말할 상대도 없고 갇혀 있는 느낌이 들다보니 요즘 일상이 사람으로 살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또 “요즘에는 사람이랑 대화를 안한지 오래돼 우울감이 높아져 우울증 약을 타다 먹고 있다”고 힘든 상태를 전했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초기까지는 낮에 동네 정자, 놀이터 등에 삼삼오오 모여 조금에서나마 담소를 나눴다고 한다.

다만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이마저도 어려워 사람들이 없는 공간만을 잠깐씩 오가고 바람 쐬는 정도로만 그친 실정이다.

여전히 동네와 가깝게 위치한 경로당만을 바라보며 코로나가 잠식된 뒤 하루빨리 문을 열기를 노인들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지역 노인 관련 센터 관계자는 “일반인들에 비해 노인은 코로나 이후 평소보다 생활할 수 있는 반경이 좁아져 외로움, 불안감이 극심할 것”이라며 “이들이 지나친 우울감을 겪지 않도록 주변인들의 시선과 관심이 매우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hyecharmi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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