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행사들의 '개점휴업' 상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행 수요가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여행 업계의 대목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패키지 상품 등에 대한 예약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3일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여름 여행 성수기로 꼽히는 6~8월 대전시관광협회 소속 250곳의 여행사들의 패키지여행 예약률은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패키지 여행상품 예약률 저조는 아직까지 상당수 국제선 항공 노선이 운항하지 않고 있으며, 해외에선 지역에 따라 여전히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앞서 실낱 기대였던 4월 30일 석가탄신일에서 지난달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마저 여행 수요가 사라져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지역 여행사의 4~5월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99% 이상 줄었다.

지역 대형 여행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의 예약률 역시 99% 이상 감소해 예약이 뚝 끊겼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소여행사들의 폐업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최근 보고서에 보면 지난달 25일 기준 폐업 신고한 여행사는 315개다.

지난 1월 20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283개 업체가 폐업한 것에 비해 20여 일 만에 11% 이상 증가했다.

여행업계 내에서는 폐업신고조차 번거로운 영세 업체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그냥 문을 닫고 휴업 중인 곳도 상당수라 실질적인 폐업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사도 6000곳을 넘어서고 있다.

지역 여행사들은 생존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소규모 영세업체 중심으로 형성된 지역 여행업계의 특성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직원 6명을 둔 동남아 아웃바운드 A여행사는 지난 3월부터 직원들이 교대로 휴직에 들어갔고, 4월 들어선 전 직원이 쉬고 있다.

정부에서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아 평균임금의 70%가량을 휴업수당으로 쥐어줄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상황이다.

앞으로 폐업 선언을 할 여행사도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이태원 클럽 발 감염과 부천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 감염이 속출하면서 그나마 조금씩 들어오던 여행 상품 문의도 사라졌다.

대전시관광협회 관계자는 "대전지역 여행사 대부분이 지난 2월 중순 이후 단체관광 예약이 한 건도 없고 최근에는 문의 조차 없어 회사 문을 열고 있을 수가 없다"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오는 9월까지는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10월부터는 폐업을 하는 여행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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