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준공후 개·보수만…육상 공인인증 받지 못해
스포츠콤플렉스 건립해야…기존시설 중장기 계획 필요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노후가 심각한 청주종합운동장이 육상 공인인증을 받지 못해 충북 도내 대회도 개최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78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2종 공인인증을 받았지만 불과 5년만에 공인인증에서 탈락했다. 도내 수부도시로서의 자존심 문제와 함께 스포츠콤플렉스 신설 등 장기적인 스포츠시설 관리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청주시와 충북육상연맹에 따르면 청주시는 2013년 78억원을 들여 청주종합운동장을 보수했다. 2015년 통합 청주시 출범 1주년을 맞아 열린 제54회 충북도민체전 개최를 위해서였다. 당시 청주시는 육상트랙을 교체하고 전기시설 등 시설물을 정비해 육상 2종 공인 인증을 받았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청주종합운동장은 시설 보수공사 후 불과 5년만인 2018년 공인인증에서 탈락했다. 대한육상연맹은 2종 공인인증 재심사에서 육상트랙 및 필드 포설상태는 이상 없지만 △투척경기장에 대한 시설 개선 △장애물 및 허들경기장 시설 개선 △사진판독실 설치 △300㎡ 이상의 용기구 창고 설치를 주문했다.

2종 공인인증에 또 다시 예산 투입이 필요해지자 청주시는 인증을 포기했고, 청주종합운동장은 이때부터 공인인증이 취소돼 공식경기를 치를 수 없는 동네체육시설로 전락했다. 충북육상연맹은 2019년 후반기에서 2020년 상반기 사이 2종 공인인증을 재취득 하면 된다고 의견을 냈지만 2020년 상반기를 한달여 앞둔 지금까지 별 다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사진 = 청주종합운동장. 다음카카오맵 캡처
사진 = 청주종합운동장. 다음카카오맵 캡처

대한육상연맹에 따르면 전국 공인육상경기장은 1종 17개, 2종 16개, 3종 5개, 종목별 6개 등 38개다. 통상 1종은 국제대회, 2종은 국내전국대회, 3종은 광역 단위 지역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 충북도내에서는 2017년 충주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주경기장으로 활용된 충주종합운동장이 유일한 1종 경기장이다. 제천종합경기장과 보은공설운동장이 전국대회를 치를 수 있는 2종이고, 괴산종합운동장이 3종이다. 진천군은 올해 제59회 충북도민체육대회 주경기장인 진천종합운동장의 2종 공인인증을 추진 중이다.

반면 충북의 도청소재지이자 수부도시로서 특례시를 추진 중인 청주에서는 육상 전국대회는 고사하고 충북도민체전, 충북소년체전, 충북교육감기대회 등 도내대회조차 열릴 수 없다.

한 청주지역 육상인은 “통합 청주시 출범 후 기업 및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 등 청주는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지만 유독 체육시설은 1970년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도청소재지 도시가 도내 대회도 열지 못하는 것은 창피한 노릇”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종합적인 체육시설 관리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종합운동장, 야구장 등 청주 지역 체육시설은 대부분 1970년대 준공됐다. 청주·청원 통합 과정에서 스포츠콤플렉스 건립 계획이 나왔지만 청주시의 예산 상황 상 예상시기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각종 대회 개최가 확정되면 땜질식 수리만 이어지면서 적정 수준의 경기장 품질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택 청주시의원은 “각종 대회를 유치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만큼 경기장을 적절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주먹구구식 보수로 예산 낭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먼저 스포츠콤플렉스 건립 계획을 확정한 후 기존 체육시설 관리에 대한 중·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