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환 대전관저초 교장

학교에서 신학기에 새 교과서를 나누어 주거나 학습 꾸러미를 제공해 줄 때, 사회에서 적용하는 드라이브스루나 워킹스루를 학교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원격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학습에 대한 피로감을 줄이고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스쿨스태이스루 방식을 통해서 학교에서 선생님과 소통하면 어떨까? 학생들과 직접 보면서 과제 점검도 하고 칭찬과 격려를 하면서 잠시나마 만남을 가져보면 어떨까? 원격수업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교와의 단절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육 관련 법 정비 및 원격수업을 위한 기반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휴업과 휴업 연기, 원격수업을 시작할 때 교육 현장을 가장 혼란스럽게 한 것은 바로 수업일수였다. 물론 천재지변으로 인한 수업일수 감축 규정은 있었지만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장기간 휴업 사태에 대한 규정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또다시 올지 모를 천재지변에 대비해 학교 현장에서 원격수업을 준비하며 겪은 교사들의 고충과 의견을 충분하게 듣고 이를 반영한 교육법이 정비돼야 한다. 또, 갑작스러운 원격수업으로 나타난 교육자료 부족, 원격수업 사이트 접속 오류, 진도율, 평가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원격수업 사이트를 위한 설비를 확충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유익한 교육 자료를 개발하여야 하며, 장기 휴업 상태에 대비한 원격수업 및 평가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단위학교의 재량에 최대한 맡겨 기존의 학사 운영 및 수업 시간을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운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특색 있는 학교경영을 통해서 학교 간에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미래를 준비하는 학교로 다양하게 성장하고 변화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학교의 학사일정이 3월에 시작해 이듬해 2월에 끝이 난다. 학사일정에 적힌 내용과 일정은 학교별로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현재 코로나로 대부분의 학사 일정이 운영되지 못하면서 큰 혼란과 부담을 안고 있다. 코로나와 같은 강력한 전염병과 마주한 경험이 없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당연한지는 몰라도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제2의 코로나가 온다면 아마도 학교에서는 똑같은 일이 재현될 것이기에 우리는 미래를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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